포스코 신임임원, 그랜저 대신 수입차 임팔라 타는 이유는?

임팔라 (사진=한국GM)
올 2월 상무보로 승진한 포스코 신규 임원들은 법인차로 현대차의 그랜저가 아니라 한국GM의 임팔라를 타고 다닌다.

포스코 신규임원들은 지난해만해도 현대차 그랜저와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 등에서 법인차를 선택할 수 있었다.


현대차 그랜저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일부 포스코 신규 임원들의 경우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SM7로 법인차가 배정되기도 했다. 포스코가 국내 자동차 강판 고객사들을 두루 배려한 조치였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달려졌다. 올 2월에 상무보로 승진한 20명의 신규 임원들에게는 그랜저가 빠진 법인차 선택지가 주어졌다. 그 결과 신규 임원 20명이 모두 신차인 한국GM 임팔라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임팔라는 전량 미국 GM 공장에서 생산되는 사실상의 수입차인 만큼, 공기업인 포스코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은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세단을 두루 선택지에 올렸지만, 이번에 한해 그랜저를 뺐다"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차 그룹 내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의 밀착에 대해 포스코와 나머지 자동차 회사들이 협력을 강화해 맞대응을 하는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현대기아차가 구매하는 포스코 자동차 강판의 물량은 현재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20%에 달했던 현대차 비중은 최근 7%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GM은 포스코 최대 고객 중 하나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총 생산량 860만톤 중 미국 GM에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한국GM외에도 르노삼성·쌍용차와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의 초고장력강판을 적용한 쌍용차의 신차 티볼리에어와 르노삼성의 신차 SM6를 지난 3월 포스코 서울 본사 앞마당에 차례로 전시해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가 하면, 권오준 회장이 직접 방문해 신차 운전석에 직접 앉아보는 등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4월 한국GM의 신차 말리부 전시 때는 권 회장과 한국GM의 제임스 김 사장이 만나 서로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등 양사간 우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동맹 구도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그랜저 등 현대기아차 브랜드가 포스코 법인차에서 빠지는 상황이 확대될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신규 임원을 제외하고 현재 상무 이상 임원들은 법인차로 현대차의 에쿠스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타고 다닌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도 신형 'EQ900 리무진'을 이용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현대기아차의 구매 물량에 비할 바가 못된다"면서 "모두 중요한 고객인 만큼 법인차도 치우치지 않게 조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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