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휴대폰 기록 삭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14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출석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 전 회장이 휴대전화 기록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 남부지검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의 휴대폰 기록 일부가 삭제됐다.

일부 문자 등 기록이 사라졌지만, 최 회장 측은 "자동 삭제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 지워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에 관한 법률 위반)는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려워 기소율이 20~30%밖에 되지 않는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회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휴대전화 기록도 삭제된 상황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최 전 회장 이외 정보를 제공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신속히 마쳐야 하는데, 수사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이와 비슷한 혐의로 구속된 사례들이 여러 번 있었다"며 "판사에 따라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기준이 다르다면, 법의 형평성이나 안정성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부분을 수사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전날 최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선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하면,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은 충분하다"며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어 보인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전 회장과 두 딸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달에 보유했던 한진해운 주식 76만주를 매각해 10억여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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