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며 섬세한 연기를 펼치는 소녀의 모습에 '일본 배우인가'라고 생각한 이들도 적지 않으리라.
그 아역 배우는 조은형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다.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조은형은 부모를 잃고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의 저택에 들어온 뒤 낯선 환경에서 히데코가 느끼는 불안함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히데코의 회상신에서 등장하는 조은형은 후견인 코우즈키에게 억압 당하는 모습, 코우즈키가 없는 곳에서 날카롭게 돌변하는 히데코의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김민희는 조은형에 대해 "히데코의 어린 시절을 정말 잘 소화해줬다"며 "영화를 보고 난 뒤 중요한 역할을 잘 해내 준 조은형 배우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 역시 "조은형은 대단한 배우"라며 "기존 시나리오에는 어린 히데코의 나이가 5세, 8세, 10세 이렇게 세 연령대였으나 오디션 과정에서 조은형의 연기를 본 뒤 혼자 모든 연령층의 연기를 다 해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이 그 주인공이다.
아가씨는 14일 현재 누적관객수 328만 8883명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