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모인 3만여 시민들은 정부의 불공정 용역 평가 의혹을 제기하며 가덕 신공항 유치를 주장했다.
14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중구 남포동 옛 미화당백화점 앞.
보수동과 광복동으로 이어지는 왕복 2차로가 형형색색의 현수막과 형광봉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현수막에는 '동남권 신공항은 가덕도에', '불공정 용역 조사에 불복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해가 지자 시민들이 든 수천 개의 형광봉이 빛나며 남포동 일대를 가득 메워 장관을 이뤘다.
일부 시민단체는 단체복을 맞춰 입는가 하면 붉은 글씨가 새겨진 머리띠를 두르기도 했다.
가덕도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를 비롯한 부산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부산시민 3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의 불공정한 신공항 용역 시정을 촉구하며 신공항은 반드시 가덕도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동 부산시의회 의장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최인호 의원 등이 자리해 시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
일부 시민들은 오후 7시 본 행사가 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현장에 나와 일손을 거드는 등 신공항 유치의 염원을 드러냈다.
부산진구에서 왔다는 김복임(62·여)씨는 "신공항 유치를 염원하는 이웃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현장에 나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신공항은 밀양보다 훨씬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부산 가덕도가 유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식전행사가 끝난 뒤 오후 7시 30분이 되자 부산을가꾸는모임 서세욱 상임대표,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조정희 대표 등 부산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기업인인 대선주조 박진배 사장 등이 가덕도 신공항을 염원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곧이어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신공항은 가덕도에"를 외치며 재차 가덕신공항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시민들은 가덕신공항은 후보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다며 반드시 공약을 이행할 것으로 촉구했다.
부산 서구에서 온 신용길(68)씨는 "부산에 신공항을 짓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라며 "안전과 경제성 등 모든 면에서 신공항은 부산 가덕도로 오는 게 당연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민들 앞에 선 부산지역 정치인들도 한목소리로 "밀양과 가덕도는 처음부터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라며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가덕신공항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앞으로 정부의 반응을 확인하며 단식 등 강경한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가덕도신공항 추진 범시민운동본부 박인호 공동대표는 "이번 주 안에 주요 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철야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한편 부산의 민심을 담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부산 시민들의 신공항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에 신공항 유치를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