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경찰서는 허위 거래명세표를 이용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로 전 대우조선해양 차장 임모(46) 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임 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700여 차례에 걸쳐 공금 16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사 시추선사업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임 씨는 당시 선주사와 기술자들이 쓰는 비품을 구입하며 허위 거래명세서를 쓰고 회삿돈을 가로챘다.
임 씨는 또 시추선에서 일하는 기술자의 숙소 임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친·인척의 명의로 허위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가짜 계약을 맺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임 씨가 이를 통해 지난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200여 차례에 걸쳐 모두 9억여원을 착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씨는 빼돌린 돈으로 부산 해운대 신규 분양아파트와 명지동 상가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한 이 돈으로 증권에 투자하거나 심지어는 고급 외제차까지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임 씨와 짜고 범행에 가담한 문구 납품업자 백모(34) 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임 씨를 숨겨준 혐의로 내연녀 김모(36·여)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수사는 임 씨의 비리를 파악한 회사 측이 지난 2월 이 사건을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하고, 검찰이 거제경찰서에 수사를 지시하면서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최근 대검의 부패 수사와는 별개인 개인의 일탈”이라며 "윗선과의 연관성을 수사했으나 현재까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