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육, 여야 충돌 뇌관되나?

야당 '시행 연기' 요구에도 정부·여당 "7월부터 시행"

14일 열린 '맞춤형 보육 당정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맞춤형 보육'을 애초 계획대로 다음 달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시행 연기를 요구하는 야당과 충돌이 우려된다.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는 14일 오후 열린 '맞춤형 보육 당정 간담회'에서 맞춤형 보육을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맞춤형 보육은 만 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맞벌이가 아니면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6시간(맞춤반 보육)으로 제한하는 정책이다.

맞벌이 부모는 지금처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종일반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종일반 서비스를 이용이 꼭 필요한 부모에만 제공하고 대신 보육 단가를 높여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게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 취지다.

그러나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부모들의 취업 증빙 문제, 맞춤반 보육료 삭감에 따른 어린이집 운영난 우려 등으로 보육 관련 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새누리당도 이 같은 반대 여론을 의식해 당장 다음 달부터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는 데 부정적 입장이었다.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국민을 이해시키지 못하면 맞춤형 보육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후 당정 간담회에서 여당 입장은 예정대로 시행하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크게 누그러졌다.


간담회 참석했던 한 인사는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오늘 오전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 다녀온 뒤 여당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동안 여당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나 미세먼지 대책 등에서 정부와 엇박자를 냈던 기조를 이번에도 이어 가는 데 따른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와 여당이 '7월 1일부터 시행'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시행 연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야당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맞춤형 보육이 강행되면 부모와 아이들, 어린이집 교사 등을 위해 전면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맞춤형 보육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시행을 연기하고 국회에서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맞춤형 보육 강행 저지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정의당 역시 '선대책 후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부와 야당 간 충돌을 피할 수 있을지는 정부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 보육 관련 단체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느냐에 달렸다.

보육 관련 단체 요구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더라도 맞춤반 보육료를 삭감하지 말고 현행대로 유지해 달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맞벌이 부부가 아니어도 종일반을 신청할 수 있는 다자녀 요건 역시 정부 방침대로 세 자녀가 아닌 두 자녀로 완화하라는 요구다.

일단 14일 당정 간담회에서 복지부는 '검토해 보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보육 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두 가지 요구를 외면한 채 맞춤형 보육을 강행한다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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