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아이오닉을 출시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한 현대차가 하반기에는 반전을 이끌지 주목된다.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 흐름을 볼 때 현대차 그룹내에서도 동생 '기아차'는 잘 달렸지만 형님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한 예로 기아차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3.8% 증가한 6336억 원을 기록했지만, 현대차는 15.5% 감소한 1조 3424억 원으로 5년래 최저치를 보였다.
국내 자동차 판매 증가세도 마찬가지였다. 올 들어 5월까지 현대차의 국내 판매가 28만 1154대로 지난해보다 2.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기아차는 22만 4244대로 12.3%나 증가했다.
기아차가 잘 나간 데는 무엇보다 SUV 차종의 유행과 신차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신형 K7와 모하비 등의 신차 효과에다 카니발·쏘렌토·스포티지 등 스포츠 레저용 차량이 최근 SUV 강세와 맞물려 판매 증가를 실현했다.
반면 현대차 SUV의 경우 투싼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목받는 차가 없었다. 신차로는 상반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이 출시됐지만 5월까지 4574대가 팔리는데 머물렀다.
하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우 미래를 준비하는 친환경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내수 판매에서는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하반기는 상황이 좀 다르다. 신차가 뜸했던 현대차가 6년 만에 그랜저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신형 해치백 i30도 새롭게 출시되지만,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이고 유럽 수출 목적이 강한 만큼 역시 주목되는 것은 그랜저이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현대차에서 분리되어가는 상황에서 그랜저는 사실상 현대차 브랜드 중 가장 중요한 기함(플래그십)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가 벼르고 별러 내놓는 '신형 그랜저'에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형 그랜저는 우선 첨단 주행 보조 기술을 대거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G80에도 장착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보행자 인식이 가능한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5세대 그랜저 모델에 없었던 차선유지장치(LKAS) 등 각종 신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그랜저의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오는 11월로 알려졌다. 연말 연초 대기업 임원들의 인사에 따른 법인차 수요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형 그랜저의 가솔린 모델을 먼저 내놓고, 내년에 하이브리드와 디젤 모델을 추가하며, 장기적으로는 제네시스에 탑재된 가솔린 3.3 터보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는 현대차의 최고급 브랜드인데다 올 들어서는 신차가 별로 없었던 만큼, 그랜저에 대한 기대가 그룹 내부에서도 크다"며 "신형 그랜저 출시 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랜저는 지난 1986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뒤 30년 동안 145만대가 팔린 장수 인기 세단이다. 5세대 그랜저 HG가 출시된지 6년이 지난 올해에도 여전히 월 평균 4800대가 팔린다는 점에서 신형 그랜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