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살인男 "성폭행 하려다 살해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서 발각

'의정부 사패산 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45)씨가 지난 7일 오후 범행 후 하산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진=의정부경찰서 제공 영상 화면 캡처)
의정부 사패산에서 5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정 모(45) 씨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의정부경찰서는 14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정 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성폭행을 부인하는 진술이 '거짓'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 씨가 평소 휴대전화를 통해 음란 동영상을 즐겨본 것을 확인하고 성폭행 여부를 집중 추궁해 "성폭행을 하려다 저항하자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정 씨는 피해자의 바지를 벗긴 이유에 대해 쫓아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 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시결과에서도 피해자에게서 성폭행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정 씨가 죄목이 추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디지털 증거 및 현장 정밀 분석과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 추가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대한 정밀분석과 재현 실험을 통해 피의자의 진술에서 모순된 점을 발견하고 이를 집중 추궁해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5일 현장검증을 통해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밝힐 예정이다.

정 씨는 지난 7일 사패산 나홀로 산행에 나선 A(55·여) 씨의 머리를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지갑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로 13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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