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발표한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기능조정 방안'에서 대한석탄공사의 경우 연차별으로 감산하고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정도에 그쳤다.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석‧연탄 수요 관리를 위해 가격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한다.
정부는 이같은 재정절감과 석탄생산·소비 감축을 통한 개선 효과를 기대했지만 1조 6000억 원의 빚더미와 매년 1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는 석탄공사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연차적 탄광 해체 수순의 의미도 있지만 정부는 이번에도 석탄공사의 구조조정의 핵심인 부채처리를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밝히지않았다.
석탄공사 정리문제는, 부채처리를 위한 재원조달 방안과 노사간 합의가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했지만 이를 또다시 비켜갔다.
현재 전국에 남아 있는 탄광은 모두 5개로 대한석탄공사 산하인 화순, 장성, 도계 탄광 3곳과 민간 2곳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석탄공사 산하 3개 탄광을 순차적으로 폐광한 뒤, 석탄공사를 정리한다는 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선결되어야 하는 부채, 폐광대책비 등 대규모 재정 조달방안을 마련하지못했다.
중기재정계획상의 '2017년 예산계획'에 탄광 관련 예산이 미반영되어 있고, 수급상황 감안시, '2017년 탄광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지역경제나 탄광 노동자 문제도 큰 걸림돌이었다.
태백장성, 삼척도계 등 3개 광업소 직원 1000여 명은 폐업이 결정될 경우 15일 오후 3시부터 갱내 농성에 들어갈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13일 석탄공사 폐업 반대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는 출정식을 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 의해 감원을 신청하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탄공사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광산 인력을 순차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광산 노동자들을 완전히 고사시키기 위한 철저한 계산으로 더욱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수년에 걸쳐 연차별로 탄광 해체 수순을 밟겠다는 것은, 이같은 거센 반발을 의식해 다음 정부로 공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는 이유다.
결국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추진했던 '에너지 공기업 구조조정'은, 대한석탄공사의 존속으로 '절반의 완성'에 그친 채 '더 어려운 절반의 숙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