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대규모 업데이트…시리 강화하고 구글포토를 이식하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운영체제(OS)인 차기 ‘iOS 10’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애플은 올 가을 iOS 10 정식버전을 내놓고 어린이 코딩 교육을 위한 앱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를 무료로 배포한다.

애플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개막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 2016(WWDC 2016)’ 기조연설에서 iOS 10 운영체제와 기능을 강화한 음성비서 ‘Siri’, 웨어러블 애플워치 차기 운영체제 ‘WatchOS 3’, 데스크톱 맥 컴퓨터용 차기 운영체제 ‘MacOS Sierra’, 인터넷TV 세톱박스 애플TV ‘tvOS’ 업데이트와 새롭게 리뉴얼 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도 공개했다.

◇ iOS 대규모 업데이트

크레이그 페데리기 수석부사장은 iOS 10을 일컬어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사상 최대의 OS 변화”라고 밝혔다.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과 애플지도, 새로운 알림 기능 및 3D터치, 음성비서 시리 등에서 상당한 변화가 진행됐다. 서비스 간 연동이 강화됐다.


음성비서 시리에게 “시리, 위챗으로 낸시에게 내가 5분 늦는다고 전해 줘”라고 말하면, 낸시와의 위챗 대화창에 “내가 5분 늦을 거야”라는 메시지가 자동으로 뜬다. 사용자가 정확한 메시지인지 확인한 뒤 전송할 수 있다. 우버를 호출한다거나 사진검색, 금융결제, 운동관리 등 다양하다. 이 같은 서비스 간, 앱 간 연동은 애플이 시리를 외부 개발자에 개방하면서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문자 메시지처럼 자동으로 음성 메일을 보낼 수 있고, 스팸 전화로 의심되면 사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여주는 기능도 추가된다. 인터넷전화(VoIP)를 사용할 경우 잠금 화면에 발신자 정보가 뜬다.

애플은 사진을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사진 속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컬렉션을 만들어주고, 사진 속 이벤트나 촬영 위치에 따라 추억 모음을 만들어주고 음이 배경에 깔리도록 하는 기능 등이 추가된다. 사실상 구글포토의 주요 기능을 가져온다.

‘올리고 깨어나(raise and wake)’라는 새로운 기능은 사용자가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면 아이폰의 잠금 화면이 자동으로 해제된다. 사용자가 3D터치를 이용해 알림 메시지를 조정할 수 있다. iOS 10 정식 버전은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 더 빨라지고 새로워진 ‘애플워치’

애플워치의 차기 운영체제인 ‘워치OS 3’는 이전보다 7배 빨라진 성능으로 효율적으로 앱을 관리하거나 탐색할 수 있도록 크게 개선됐다. 스와이프 기능을 이용해 빠르게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거나 아이폰처럼 ‘방해금지’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애플은 다양한 시계 페이스를 손쉽게 교체‧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애플워치 사용자가 메시지에 응답할 때 사용하는 필기 입력 지원 키보드 ‘스크리블(Scribble)’을 제공한다. 언어는 영어와 중국어만 가능하다. 애플워치의 사이드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활성화되는 119 등의 긴급전화나 비상 연락처로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새로운 SOS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사용자의 나이나 신체 특성, 건강상태 정보와 같은 바이오ID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과 연동되거나 Wi-Fi에 연결되어 작동한다.

◇ 맥OS에 시리를 탑재하다

데스크톱 맥 컴퓨터용 운영체제의 이름이 ‘OS X’에서 ‘macOS’로 바뀐다. 새 OS인 ‘맥OS 시에라’ 버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디바이스 간 연동성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크레이그 페데리기 수석부사장은 맥OS 화면에서 복사하기를 통해 여러 애플 디바이스로 쉽게 붙여넣기 할 수 있는 ‘유니버설 클립보드’를 시연했다. 또한 클라우드를 이용해 맥 컴퓨터 바탕화면을 저장할 수 있고, 아이클라우드(iCloud) 드라이브를 사용해 다른 컴퓨터에 접속하거나 컴퓨터에 보관되어 있던 오래된 파일을 옮길 수 있다.

맥OS 시에라 버전에서는 특히 애플워치를 이용해 맥 컴퓨터를 잠금 해제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고, 맥 바탕화면에 iOS의 음성비서 ‘시리’를 설치할 수 있다. 시리를 이용해 음성명령으로 웹 검색을 하거나 파일찾기를 할 수 있고 메시지 보내기도 가능하다. 맥OS의 베타 버전은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이다.

◇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 페이’ 웹에서도 결제

애플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를 사파리 브라우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신용카드 인증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의 터치ID를 사용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 페이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스위스와 프랑스, 홍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애플TV ‘tvOS’의 성장

애플TV는 현재 1300개의 비디오 채널과 6000개 이상의 앱이 활성화되어 있다. 애플은 이를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기존 애플TV 리모콘의 모든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리모콘 앱을 출시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를 이용해 게임 컨트롤러 기능도 구현된다. 음성비서 시리를 이용해 애플TV의 65만개의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고, 유튜브 동영상 검색도 가능해진다.

애플은 또, 사용자가 애플ID로 로그인하면 가입한 유료TV 서비스들까지 곧바로 인증이 완료되는 '싱글 사인 온(SSO)' 기능을 도입한다. 이는 tvOS를 사용하는 애플TV뿐만 아니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iOS 기기들에도 적용된다.
◇ 더 똑똑해진 ‘퀵타입 키보드’

퀵타입 키보드도 더 스마트해졌다. 기존 텍스트만 추천하던 수준을 넘어 메시지의 전후 맥락을 파악해 이에 적절한 답을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기능은 메시지 내용에 들어 있는 연락처 정보나 약속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상대방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주소록에 자동으로 기입하거나 약속에 대한 장소나 시간 등의 정보를 캘린더 앱에 입력한다.

◇ 고가의 어린이 코딩교육, 아이패드에서 무료로

애플은 어린이들이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아이패드용 앱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를 무료로 배포한다. 팀 쿡 애플 CEO는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가 어린이들이 코딩을 배우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이 앱을 무료로 내놓은 것은 어린이들에게 애플 플랫폼용 개발 언어인 '스위프트'를 보급하고, 교육용 태블릿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앱의 공개 베타 버전은 7월, 정식 버전은 가을에 나올 예정이다.

◇ 애플 생태계 가늠할 수 있는 WWDC…기다려지는 ‘애플 카’

이번 애플의 WWDC 2016 기조연설은 다양하고 새로운 플랫폼 업데이트로 포장되어 있지만 향후 애플이 지향하는 생태계를 유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운영체제의 빠른 속도 개선과 음성명령의 강화는 앞으로 더욱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스마트홈 ‘홈킷(Home Kit)’ 허브를 통해 연결된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이 어우러지고, 독자 플랫폼을 고집하던 애플이 시리의 개방으로 외부 세계와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플랫폼 가치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애플 카’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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