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롯데 오너가 금고…검찰, 자금관리인 입으로 추적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텅 빈 개인금고' 속 돈과 서류의 행방을 쫓던 검찰이 '오너가 금고지기'의 입을 통해 현금 30억 원 등을 찾아냈다.

첫 압수수색 당시 찾지 못했던 신 총괄회장 비서실의 비밀 금고도 뒤늦게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첫 압수수색 당시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서 개인금고를 찾았다.

그러나 금고를 열었을 때 속은 텅 빈 상태였다. 신동빈 회장이 지내는 영빈관에서 발견한 금고 역시 비어있긴 마찬가지였다.


수사관 240명을 동원, 17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지만, 검찰이 신 총괄회장 부자가 은밀히 보관해왔을 금고에서 거둔 수확물은 '빈손'이었던 것이다.

검찰은 지난 주말 사이 롯데 오너가의 자금관리인들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절반의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신 총괄회장의 자금관리인 이모씨가 "내가 빼돌렸다"고 시인을 하면서다.

이씨는 지난해 '형제의 난' 당시 신 총괄회장 측으로부터 해임되자 금고 속 내용물을 상자에 담아 나와 자기 집에 보관하다가 이후 처제의 집에 뒀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해고를 당하자 후임자에게 금고 속 내용물을 인계하지 않고 따로 챙겨 보관했던 것이다.

검찰은 13일 이씨 처제의 집에서 금고 속에 있었다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30억여 원과 각종 서류를 압수했다.

검찰은 또 롯데호텔 33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 비서실 내 비밀공간에서 금전 출납 장부가 보관돼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전날 압수수색을 통해 이를 확보했다.

첫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전혀 몰랐던 곳이다. 비서실 비밀금고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 부자가 300억 원대의 수상한 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재산관리 임직원들의 조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1년에 100억 이상의 자금을 계열사로부터 받아 운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별개로 신 회장은 200여억 원에 가까운 계열사 자금을 해마다 수령했다는 진술도 관련자들에게서 확보했다.

롯데 측은 이에 대해 "급여나 배당, 신 총괄회장의 개인 재산"이라고 검찰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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