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경선을 하루 앞둔 12일 김용태 의원은 의원들에게 '정무위원장에 합의했다'는 문자롤 보냈다.
후보로 나선 이진복 의원과 위원장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1+1 형식으로 합의한 것.
뒤늦게 소식을 들은 김성태 의원은 발끈했다. 출마 연설문까지 준비한 상황이었던 김 의원측은 즉각 항의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의원실을 찾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중재로 하반기 2년 임기를 맡는 1+1+2 형식으로 최종 합의를 봤다.
안행위원장직은 친박과 비박간 기싸움이 경선으로까지 이어졌다.
친박의 유재중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 전화를 돌렸다"며 "당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 보다는 의원들의 심판을 받고 위원장직을 정리하는 게 더 민주주의"라고 경선에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함께 후보로 나선 비박계 이명수 의원은 "당에서 경선까지 가지 않도록 조정해 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계파 갈등만 드러내는 꼴 아니냐"며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선 전날 안행위원장 후보인 비박계 박순자 의원의 사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박 의원은 "명백한 음해"라며 친박에 대한 견제심을 드러냈다.
결국 경선에서는 친박 유 의원이 114표 중 53표를 얻어 위원장직을 따냈다.
4선의 조경태 의원이 당선된 기재위원장 경선에서도 친박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 의원은 전체 114표 중 70표를 얻었다. 절반에 가까운 표가 20대 국회에서 당적을 바꾼 조 의원에게 몰린 것.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비박계인 이혜훈, 이종구 의원에 대한 친박의 '거부감'이 조경태 '몰표'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친박측에서 두 후보에 대한 반감이 워낙 심하다보니 색깔이 없는 조경태 의원으로 표가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3선 이상 의원들만 24명이다 보니 자리가 부족했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후보들에게 인간적으로 호소하고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