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백 측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스토리펀딩'(storyfunding.daum.net)에서 오는 8월 31일까지 개봉 비용 2억 원을 목표로 모금에 나섰다. 크라우드 펀딩 첫날인 13일 오후 5시 현재 1040명의 후원으로 2170만 3000원이 모였다.
이 영화는 탐사보도 전문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몸담고 있는 최승호 PD가 3년간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추적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아시아 영화평론가들이 주는 'NETPAC상'을 받으며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민들레' 변호사들과 뉴스타파는 함께 국정원의 간첩조작을 파헤쳤고, 사투 끝에 피해자들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우리 역사에서 수십 년 전 일어난 간첩조작이 재심을 통해 드러난 적은 많지만 당대에 밝혀진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 만큼 국정원이 응분의 책임을 지고 근본적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했다는 것이 뉴스타파 측의 설명이다.
뉴스타파는 "그러나 별 일이 없었다. 검사들은 겨우 한 달 동안 일을 쉰 뒤 다시 서슬 퍼런 검사로 돌아갔고, 국정원 직원들은 대부분 무죄 선고보다 더 어렵다는 선고유예를 받았다"며 "국정원 역시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세상은 똑같이 돌아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우리의 공포가 키운 국정원이라는 존재가 어떤 모습인지 똑바로 바라보고 싶었다. 우리는 새로운 추적을 시작했다"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뿐 아니라 국정원이 과거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저질렀던 일들도 추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취재가 이어졌고, 그 결과 우리는 그들이 본질적으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간첩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간첩을 만드는 방법 모두 같았다"고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최승호 PD는 크라우드 펀딩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표했다. 그래서 스토리펀딩을 통해 관객을 미리 모으고 엔딩 크레딧에 후원하신 분들의 이름을 다 넣을 예정"이라며 "영화가 끝나면 그분들의 이름부터 쫙 올라갈 것이다. 그 장면이 우리 사회에서 국정원 개혁을 원하시는 분들의 의지를 시각화시켜서 보여주는 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