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평생 ‘안경잡이’였다가 서른 즈음 시력이 나쁜 안과 의사들조차도 하지 않는다는 라식수술(혹은 라섹수술)로 1.0의 시력을 되찾은 뒤 그동안 착용할 수 없었던 온갖 선글라스를 사 모으는 다소 ‘변태적 희열’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만약 스마트 글라스도 나오면 꼭 사주리라 다짐했건만 스마트안경 프로젝트를 접은 구글이 원망스러웠죠.
원래 이 회사는 지난 2014년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를 통해 첫 모델인 ‘아이시스(Icis)’ 스마트 글라스를 200달러(약 23만원)에 판매한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초기 제품보다 UI‧UX가 훨씬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출시해 자사 홈페이지에 대문짝만하게 사전주문 정보를 게시했습니다.
라포지 옵티컬의 코레이 맥(Corey Mack) CEO는 “우리가 정말 만들고자 하는 이 제품이 내년에 정식 출시되는데 문제가 없다.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개발자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마™ 개발자 키트(SDK)를 조만간 공개한다고 합니다.
구글의 그것처럼 오픈 소스 방식으로 생태계 확장을 한다는 말일까요? 머지않아 동네 안경점에서도 이 스마트 글라스를 쉽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처럼 들리는 군요. 글쎄요.
아시다시피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면 고개를 숙이기 때문에 전방 주시가 소홀해지면서 각종 사고가 발생합니다. 저도 예전에 밤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친 적이 있는데, 너무 아프더라고요. 일단 무척 창피했습니다. 아픈 척도 못하고 ㅠ.ㅠ
마치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 등장하는 특수 안경처럼 첩보원들이 사용할 것만 같은 멋진 기능과 디자인입니다. 이런걸 보면 갖고 싶은 충동이 저 깊은 곳에서부터 막 끌어 오릅니다.
라포지 옵티컬은 여러 디자인의 안경을 사용자의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돗수 안경 착용자도 처방에 맞는 시력 렌즈를 맞춘 뒤 사용자에 최적화된 스마트 글라스로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다만 근시와 원시, 난시 시력자는 가능하지만 다중초점이 필요한 시력자는 불가능합니다.
라포지 옵티컬 사이트(laforgeoptical.com)에서 현재 사전주문이 가능한데요, 우선 4종류의 알파버전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590달러(약 68만원)입니다. 내년 정식 출시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이구요. 베타버전 디자인도 20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유명 명품 브랜드 안경 가격을 생각하면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는 훨씬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얘기는 제품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고, 통상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여러분의 구매자금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선보이겠다는 것이니까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 얼리어답터라면 지금 바로 도전해보는 것도 남들보다 먼저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참고로, 전 세계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프로토타입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나 킥스타터 등을 통해 개발‧생산 자금을 모금하는데요, 기술문제 등으로 종종 개발‧생산에 실패하면서 제품을 받을 요량으로 후원했던 자신의 후원금이 공중분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들의 프론티어 정신을 평가하고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벤처캐피털이 아닌 대중들이 소액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되, 비싼 가격이라면 다소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