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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구멍 뚫린 공항 보안' 실탄 탑승은?…"빙산의 일각" 계속 |
그러나 말짱 헛일이었다.
지난 2월 청주공항에서는 실탄을 소지한 30대 회사원이 아무 제지없이 항공기에 탑승했고, 지난달 김해공항에서도 실탄을 지닌 경찰관이 보안검색을 무사 통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드러난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항의 한 관계자는 "생소한 위해물품이 쓱 지나가면 검색요원들이 못 잡아내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 "X선에만 의존하다보니 검색이 쉽지 않은 탄소재질 흉기 등은 여객기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은 보안검색이 무색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210만 명이 넘게 이용한 청주공항에서 보안검색을 통해 반입금지 위해물품이 적발된 것은 고작 3건에 불과했다.
겉으로 안전을 위해 공항 보안을 강화한다고 요란을 떨었지만, 속으론 검색에 실패해도 별 일 아니라고 치부하는 관계 기관의 안이한 태도도 큰 문제다.
서울지방항공청 청주공항출장소의 한 관계자는 "업무량도 많은데다 사각지대 등에 가려지면 검색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검색 실패가 외부에 알려지면 보안이 강화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의 스트레스만 늘어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항 관계자는 "규정상 애매한 독성 약품 등은 검색요원들이 붙잡아도 손님이 강력하게 항의하면 적당히 보내는 경우도 많다"며 "서비스 민원 등의 문제를 더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하소연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보안검색에 실패하면 대책을 마련하기는 커녕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숨기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권총 실탄을 놓친 청주공항 측은 실탄을 잡아낸 제주공항 측으로부터 사건을 통보받고 X선 검색 기록을 확인해 선명하게 찍힌 실탄을 모습까지 확인했지만 규정을 어겨 국토교통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은폐했다.
단 한번의 검색 실패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멍 뚫린 공항 보안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