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우조선-산업은행-회계법인'의 커넥션을 정조준하고 있어 유착관계를 풀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수사 상황을 보면, 남 전 사장은 친구 등 측근에 특혜를 줬고, 그 결과 대우조선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해 사익 추구성 사업 확장을 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있다.
대우조선 감사위원회의 진정서에 담긴 5대 의혹 가운데 오만 선상 호텔 사업과 당산동 사옥 매입은 남 전 사장의 측근으로 통하는 건축가 이창하씨가 연루됐다. 이씨는 남 전 사장 부인과의 돈거래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또다른 핵심 의혹 중 부산국제물류 부당 계약과 자항선(중량물 운반용 특수선) 해상운송 위탁 사업에는 남 전 사장의 대학 친구인 정모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반면, 감사위가 첫째로 꼽았던 삼우중공업 잔여 지분 인수 과정에서는 남 전 사장과 사적 인연이 아직까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남 전 사장은 대우조선이 2011년 삼우중공업을 인수할 때 불필요한 잔여 지분을 고가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0년 4월 삼우중공업 지분 76.57%를 매입한 뒤 이듬해 11월 나머지 지분을 애초 매입가의 3배에 달하는 190억 원에 사들였다.
남 전 사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이창하씨를 잘 알고 있다. 부산국제물류와 관련한 정씨는 제 대학교 동창이다"고 친분을 인정했다.
그러나 삼우중공업 대표 정모씨에 대해서는 "회사 협력업체의 대표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별로 뭐...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삼우중공업 잔여 지분 매입 과정에서 외부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이유다.
이는 회사에 1600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준양 포스코그룹 전 회장이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과정에 비유되기도 한다.
정 전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성진지오텍 인수는 산업은행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은 내가 아닌 실무진에게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남 전 사장 역시 국감 때 "회사 실무진이 다 매입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렇게 해서 샀다"고 비슷하게 해명했다.
잔여 지분 가치평가는 대우조선과 함께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맡았다.
대우조선 감사위원회는 "평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될 수 있는 주식 가치 산정방법으로 평가됐다"며 "주식 가치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삼우중공업으로부터 제출받지 않고 대우조선에서 받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필요 없는 잔여 지분을 기존 주식 매매가 보다 비싸게 사들여 결과적으로 약 125억 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안진회계법인은 천문학적 규모의 대우조선 분식회계를 공모했거나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 삼우중공업은 대우조선에 지분이 100% 인수된 2011년과 2012년 각각 167억 원, 134억 원의 흑자를 내놓고도 금융비용 지출로 인해 순이익은 각각 17억 원과 7억 원에 그쳤다.
2013년 순손실로 돌아선 뒤 조선업계 불황 등으로 허덕인 삼우중공업은 지난해 말 24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설립 초기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6~7% 조건으로 1500억 원을 차입한 이후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4%대로 대출받아 이자비용을 낮추려 했지만 전체적인 차입금 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말 총 차입금은 2395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