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동물 뇌 생생하게 관찰"…'소프트 윈도' 개발

생체 내 2광자 레이저 주사 현미경 이미징.(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과 서민아 연구위원, 허채정 연구원은 장기간 뇌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미징 할 수 있는 '폐쇄형 소프트 두개골 윈도'(이하 소프트 윈도)를 개발하고, 이를 실험쥐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뇌 연구를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물의 뇌 활동을 관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동물, 특히 포유류의 뇌는 두개골로 덮여있어 직접 관찰하려면 외과 수술로 뇌를 덮고 있는 피부와 뼈를 제거해야 한다. 수술로 만든 작은 구멍을 유지하고, 뇌를 보호하기 위해 두개골 대용물을 사용하는데, 이를 '두개골 윈도'(Closed Cranial Window)라고 한다.

기존에는 주로 커버 글라스(cover glass) 소재가 두개골 윈도 제작에 사용됐으나, 단단한 재질 탓에 뇌에 직접 자극을 주는 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뇌를 이미징 함과 동시에 뇌혈관이나 뇌 세포 등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두개골 대용물의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유연한 PDMS(폴리디메틸실록산)를 소재로 뇌혈류 자극기를 개발해 연구하던 중 PDMS의 투명성과 유연성, 그리고 생체친화적인 특징을 이용해 소프트 윈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동물 뇌에 장착된 소프트 두개골 윈도 모식도.(IBS 제공)
이번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 윈도는 장기간 깨끗하고 투명한 상태가 유지된다.

연구진이 녹색 표지 형광 쥐를 이용해 생체 내 2광자 현미경 이미징을 한 결과, 생쥐의 대뇌 피질 제5층까지 도달되는 깊이(600μm 정도)까지도 선명하게 이미징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취 상태가 아닌, 각성 상태의 생쥐 뇌를 1시간 이상 혈류 이미징 하는데도 성공해 소프트 윈도의 높은 생체 적합성과 이미징 안정성을 증명했다.

약물을 직접 주입하거나 전극을 원하는 위치에 꽂아서 신경 전기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도 소프트 윈도의 강점이다.

동시에 여러 개의 피펫을 꽂아 다양한 뇌의 반응을 기록할 수도 있다. 피펫이나 전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 척수액이 새어나오지 않아 여러 번의 삽입도 가능하다.

소프트 윈도의 소재인 PDMS는 2∼3시간 이내로 간단하게 실험실에서 제작할 수 있고, 다양한 크기로 실험 목적에 따른 맞춤형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장기간 동물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도 안정적인 상태의 뇌에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할 있는 소프트 두개골 윈도는 현재 국내 특허로 등록됐고, 미국 특허 출원 중이다.

허채정 연구원(제1저자)은 "이번 연구가 광유전학 분야와 함께 뇌 기능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하고, 퇴행성 뇌질환과 난치성 뇌질환을 이해하는데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 5.578) 온라인 판(6월 10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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