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간당 400통…" 전화 테러 맞서는 중국집 사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화폭탄 피해자 (피해 중국집 사장, 익명)

혹시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는 내용에 특별히 더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요즘 서울 시내 배달 음식점들 사이에 괴전화 주의보가 내졌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전화가 하루 종일 걸려오는 건데 수백통도 넘게 계속 걸려오기 때문에 도저히 영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돈을 내놓으면 전화를 안 하겠다, 이런 협박을 한다는데요. 이 의문의 전화, 급기야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중국집 사장님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보죠. 사장님, 안녕하세요.

◆ 피해자>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니, 지금 며칠째 그 전화에 시달리시는 거에요?

◆ 피해자> 지금 4일째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루에 몇 통이나 옵니까?

◆ 피해자> 보통 1시간에 한 200통씩 오는 것 같아요.

◇ 김현정> 1시간에 200통이요?

◆ 피해자> 네. 그러니까 11시에 시작하면 새벽 2시까지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요?

◆ 피해자> 네, 전화가 2대니까 400통.

◇ 김현정> 세상에. 아니, 일단 처음에 울렸을 때 받으셨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뭐라고 합니까?

◆ 피해자> 국제전화입니다 하고 끊어지는 게 대다수인데요.

◇ 김현정>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오고 바로 끊어지는? 그래서 끊으면 또다시 걸려와요?

◆ 피해자> 또 다시 걸려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끊임없이 계속 벨만 울리는 거네요?

◆ 피해자> 그렇죠. 반복적으로 번호가 여러 개가 울립니다. 번호가 계속 바뀌어가면서.

◇ 김현정> 계속 그렇게 전화만 울리는 걸로는 이게 협박전화인지 뭔지 알 수 없으셨던 거 아닙니까?

◆ 피해자> 그런데 최초 저희한테 장난전화를 해서 음식을 시켰던 전화번호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4일 전에 말씀이신 거죠?

◆ 피해자> 그렇죠. 제일 최초. 그때 음성통화하면서 배달 주문도 받고 음식 주문도 받았었는데요.

◇ 김현정> 네, 그런데요?

◆ 피해자> 그래서 음식을 해 가지고 주소지를 갔는데, 주소지가 아니고 주차장 부지였어요.

◇ 김현정> 텅 빈 주차장이 나왔어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래서 이상하다 이게 무슨 장난전화이지 했는데, 그다음부터 이 의문의 괴전화가 계속 걸려온 거군요?

◆ 피해자> 네. 계속 걸려온 거죠.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아니, 이렇게 장난 전화를 거는 이유가 있었을 텐데요?

◆ 피해자> '국제전화입니다.'라고 딱 울리잖아요. 안내멘트가 나오면 끊어버리기 전에 제가 '말로 하자, 뭐가 필요한 거냐.' 계속 반복적으로 그 전화에다 멘트를 하면 나중에 사람이 나옵니다.

◇ 김현정> '얘기 좀 하자.' 이렇게 하신거네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그랬더니 어느 순간 얘기를 시작하던가요? 어떻게 대화가 이어졌습니까.

◆ 피해자> '왜 이러냐.' 그랬더니 '돈 100만 원만 부쳐라.' 아주 편하게 말합디다.

◇ 김현정> 돈 100만 원만 부쳐라 그러면 전화 안 하겠다?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여기서 그 전화 통화 내용 녹취한것을 들어보고 가죠.

협박범 전화 녹취. (음향=YTN 제공)
[협박범] 사장님, 내가 20만 원 깎아 줄게요. (20만 원이요? 안 돼요. 50만 원만 해요.) 안 돼요. 50만 원은 안 돼요. 80만 원… 다른 집은 막말로 하루만 버티고 돈 주는데 사장님은 3일이나 걸리네요.

◇ 김현정> 이게 지금 실제 전화 테러범과의 녹음 대화 내용입니다. '20만 원 깎아줄 테니까 80만 원을 보내라. 다른 집들은 하루만 테러를 해도 금방 돈 보내주던데 사장님은 며칠째 걸고 있다.'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아휴, 이후에는 어떤 요구가 이어지던가요?

◆ 피해자> 환전소 가서 환전 해갖고 중국은행으로 부치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중국 은행으로 부쳐라? 그럼 그 전화는 중국에서 걸려온 거였어요?

◆ 피해자>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협박범이 100만 원을 부쳐라하면서 계좌번호를 불러줬어요. 사장님은 뭐라고 하셨습니까?

◆ 피해자> 제가 지금 돈 없다고 그랬죠. 내일 10시에 부쳐주마 그랬어요. 그리고 다음날 10시에 또 전화가 와서 또 통화를 했어요.

◇ 김현정> 10시에 안 부치셨어요, 일단 돈 부치겠다고 하고?

◆ 피해자> 네. 안 부쳤어요. 그랬더니 다음날 아침 10시에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돈 가진 사람이 시골 갔는데 3시 되면 온다, 그 때 부쳐줄게라고 했는데요.

◇ 김현정> 우리 사장님이 기지가 있으시네요.

◆ 피해자> 그래가지고 3시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왜 돈을 안 부치냐, 돈 갖고 있는 사람이 올라오다가 교통사고 나서 병원에 입원했다, 그랬어요.

◇ 김현정> 아니, 그렇게 시간을 끌고 끌고 끌고 하셨으면 그 사이에 경찰이 움직였으면 됐는데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습니까?

◆ 피해자> 제가 경찰서를 갔습니다. 방송에 이 이야기가 나갈 거라는 얘기를 경찰서 가서 했어요. 그러면 경찰서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 받았겠죠. 그전엔 저한테 전화 한 통화도 없었습니다.

◇ 김현정> 방송에 제보를 해서 곧 방송 뉴스에 나갈거다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경찰에서 전화가 왔고요?

◆ 피해자> 그때서야, 경찰에서 저녁에 한번 들어오십시오. (연락이 왔습니다.)

◇ 김현정> 아직까지도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안 잡힌 거고요?

◆ 피해자> 잡기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왜 그러냐면 버젓이 대놓고 협박을 하고 통화를 하고 거래를 하고 있어요. 방송에 나간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그 후에 또 제가 받았는데 뭐라고 하냐면 '아니, 돈 많아 가지고 나한테 돈 못 부치겠다고 그랬다며, 인터뷰에는 왜 돈 없다고 그랬어, 장사 안 된다고.' 이렇게 협박하던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뉴스를 범인들이 다 모니터를 하고 있다는 얘기네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이런 피해를 당한 곳이 지금 사장님 중국집뿐만 아니라고요?

◆ 피해자> 네. 몇 군데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이제 다른 식당들은 속으로 끙끙 앓다가 그냥 돈을 주고 넘어간 식당이 있을 수도 있을 까요?

◆ 피해자> 많겠죠. 많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게 되면 이런 피해 사례가 훨씬 더 많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 피해자> 많아질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참 별 일이 많네요. 그나저나 사장님은 중국 음식점 한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피해자> 꽤 됐습니다. 한 10년?

◇ 김현정> 10년 되셨어요. 이런 일 처음이시죠?

◆ 피해자> 처음이죠.

◇ 김현정> 하루 종일 이렇게 전화가 걸려오면 얼마나 당황스러우십니까?

◆ 피해자> 첫날, 둘째날은 당황하고 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려려니 한 게 아니라 저도 사실은 지금 돈 줘버리고 싶어요.

◇ 김현정> 그냥 돈 주고 끝내버리고 싶으세요?

◆ 피해자> 끝내고 싶어요. 그런데 경찰이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뭐라고요?

◆ 피해자> 우리 고소 사건을 수사를 하려면 이 기록이 계속 유지하고 가야 수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요. 돈을 주고 합의를 해 버리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내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을 누가 보상을 해 주냐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장님이 세상에 이걸 공론화시키셨기 때문에 그래도 이번에 이렇게 알려지게 된 거지 안 그랬으면 계속 피해를 당하는 음식점이 늘어날 수 있었다는 얘기네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이거 뭐 이제 정상적인 배달 전화 걸려와도 흠칫흠칫 놀라시겠는데요?

◆ 피해자> 뭐, 그렇죠. 지금은 영업하면서 조금씩, 그전에 단골 손님들한테는 직접 가서 휴대전화로 하시라고 명함 드리고 오고 그럽니다.

◇ 김현정> 하여튼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이런 장난질하는 범인들이 대체 누구인지 하루빨리 검거되기를 저희도 바라겠습니다.

◆ 피해자> 감사합니다. 제발 좀 빨리 좀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의문의 전화로 지금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중국집의 사장님 한 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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