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하반기에도 완화적 통화기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에서 0.25%p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해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회복을 위해 하반기에도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금리가 지속되는데 따른 가계부채 문제 등 금융안정에 한층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0일 오전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한은 창립 66주년 기념식에서 하반기 통화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업구조조정 추진이 단기적으로 생산, 고용, 경제주체의 심리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신용경색 등 금융불안이 발생할 경우 공개시장운영, 대출제도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적극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과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지난 3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크게 확대한데 이어 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했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에 비춰볼 때 우리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기조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소비와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소지가 있다"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통화·재정정책의 완화적 운용과 함께 구조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금융안정에 한층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계부채 추이를 더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정부 및 감독당국과 협의해 거시건전성 차원의 대책 등을 적기에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 형태가 확산되고 금융시스템의 불균형이 누적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중국의 금융·경제 불안 가능성 등에 대한 점검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경기상황과 관련해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가 수출 감소, 소비와 투자 등 내수 개선의 미흡으로 회복세가 뚜렷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직원들에게 변화도 주문했다.

이 총재는 "우리 안팎의 정책환경을 보면 '근본적 불확실성'이라는 말로 표현될 만큼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하기 무척 어렵다"며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더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견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조직 구성원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효율과 경쟁을 보다 중시하는 방향으로 인사와 급여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직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곧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오후 한승수·정운찬 전 총리, 현오석 전 부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임 한은 총재들을 초청한 가운데 창립 66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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