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프랑스 현지 한류 행사의 통역자를 모집하면서 대행업체가 '예쁜 분' 등 성차별적인 모집 공고를 냈다가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6. 7 "대통령이 오는데 나는 왜 예뻐야 하나")
그런데 대행사가 지원자에게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조건을 물어보고 전신 사진까지 요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문제를 처음 폭로했던 프랑스 유학생 엘로디 김(Élodie Kim)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행사 통역업무에 지원할 당시 전신 사진 제출까지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키와 몸무게를 먼저 물어보고 사진을 요구한데 이어 제일 마지막으로 언어 능력이 어떻게 되는 지를 물었다"고 전했다.
의아해한 김 씨가 본인의 신체 조건을 밝힌 후 "통역에 지원했는데 맞냐"고 되묻자 "통역에 지원한 게 맞고 비는 자리가 딱 하나다. 용모가 중요한 자리"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씨는 "프랑스에 10년 살았던 지인도 지원을 했었는데 '한국어를 하는 프랑스인을 뽑을 것'이라는 핑계를 듣고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이와 관련해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며 "통역가도 예뻐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이 전신 사진을 당연히 요구하게 했을 것"이라며 "여성과 여성의 몸에 대한 그릇된 시각들이 이런 걸 당연하게 요구하는 문화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씨가 이렇게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한 것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엘로디 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순방에서 정부 대변인이 인턴으로 참가한 20대 여성을 알몸으로 맞이하고 엉덩이를 그랩(grab)한 건 천박한 일"이라며 "그건 내가 각성하는 계기가 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그 일은 여성들이 숨쉬듯 당하는 부조리함의 일부다. 대통령 순방길이라는 특수한 상황 덕에 도주하고, 숨어서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정의롭지 않은 현실에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내가 프랑스에 지내면서 대통령이 오는 등 행사가 있고 부조리가 발생한다면 반드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고 다짐했다"며 "이번 한류 행사에서 느꼈던 점을 솔직하게 온라인에 쓴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윤창중 씨 덕분에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각성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