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상임위 배분을 두고 의원들이 '양보를 너무 한 것 아니냐'고 서운해 할 수 있지만 정상적인 원 구성이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야간 협상 결과가 나오자 당내에서는 '과도한 양보'라는 볼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국회의장 대신 법사위원장을 새누리당에 넘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더라도, 기획재정위원장과 정무위원장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까지 새누리당이 가져가도록 놔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중요 상임위 중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가져왔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요소지만 '비인기 상임위'로 간주되는 여성가족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모두 가져온 것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당 일각에서는 '퍼주기 협상'이라며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과거 민감한 사안이 닥칠 때마다 당내 반발로 원내대표들이 결정을 번복해야만 했던 더민주의 전력을 되돌아 보면 과도한 기우만은 아닌 셈이다.
지난해 이종걸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 기자회견을 하려다 의원 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반발로 연기하는가 하면,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두 차례나 소속 의원들 반발로 뒤집어지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는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는 '지나친 양보'라는 일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발 없이 순조롭게 협상 결과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9일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전날 있었던 원구성 협상안에 대한 비토의 목소리나 반발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당 관계자는 "상임위에 중요 상임위가 어디 있고 덜 중요한 상임위가 어디 있겠느냐"며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진 이상 상임위원장 자리에 집착하며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소속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설득하고, 전날 원내대표 협상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원내대표단의 꾸준한 당내 소통 노력이 원만한 협상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더민주 체질 변화의 전조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중진의원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강성 발언을 자주 하던 인사들이 많이 탈락 했고,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된 모습보다는 일치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에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