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의 날은 민족의 전통 스포츠 씨름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2년 공포된 씨름진흥법에 따라 제정됐다. 씨름과 가장 관련이 있는 명절인 단오(음력 5월 5일)가 씨름의 날이 됐다.
이날 '씨름의 날' 행사는 2년 만에 열렸다. 지난해는 메르스(중동기호흡증후군) 여파와 회장 선거와 횡령 등 어수선했던 대한씨름협회 사정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이후 협회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등 홍역을 겪었다. 설날 대회를 문화체육관광부가 구성한 준비위원회가 대신 주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행사에 씨름인들은 감개가 무량한 표정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희, 이봉걸, 이만기, 황대웅, 황규연, 이태현 등 천하장사를 포함해 200여 명의 씨름인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태현 감독이 이끄는 용인대 선수들은 대선배들 앞에서 기술 씨름을 재연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씨름 원로인 이승삼 협회 심판위원장은 "아직도 씨름의 날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협회가 그동안 갈등이 많았던 만큼 이제부터라도 씨름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한라장사 출신 이기수 해설위원도 "그동안 협회가 이런저런 일들로 제대로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임시 집행부인 만큼 곧 진행될 통합협회장 선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통합협회장은 오는 10월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2년 만에 열린 뜻깊은 '씨름의 날' 행사가 내년에는 더 성대하고, 의미있게 열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