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시민 76%, 박정희 기념 사업 '예산 과하다'

(사진=자료사진)
구미시가 추진 중인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이하 박정희 기념사업)이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사업 예산이 과하다는 시민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미 YMCA는 지난달 26일 여론조사 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구미 거주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박정희 기념 사업' 관련 여론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RDD방식 유선전화 면접 조사 및 모바일 활용 웹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뮤지컬 제작비 28억 원을 포함해 40억 원이 소요되는 박정희 기념 사업 예산 규모가 '과하다'는 의견이 76.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구미시가 예산 8000만 원 상당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와 추모제를 주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소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52.4%로 가장 많았다.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시민 의견도 29%에 달했다.


응답자 70.9%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음에도 '탄신제'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9.3%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울 신당동 '박정희 가옥' 정원. 2015년 정비돼 일반에 공개된 '박정희 가옥'은 개관초기 1일 200~300명에 이르던 방문객이 최근엔 20~30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사진=권민철 기자)
이어 '박정희 기념 사업' 인지도를 묻는 질문에 3명 중 1명 꼴(37.6%)로 '알고 있다' 답했다.

반면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박정희 테마 밥상', '박정희 등굣길 따라 걷기', '박정희 소나무 막걸리 주기' 등 박정희 전 대통령의 브랜드를 딴 역사 관광 상품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찬성(51.2%)이 반대(41.4%)보다 높게 나왔다.

박정희 브랜드 사업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성(48.8%)과 반대(46.7%)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에 구미YMCA 측은 "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구미 시민 상당수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전시성 행사에 분명한 반대 의견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신격화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미시와 경북도가 지금이라도 시민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여 혈세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박정희 기념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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