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채와 손바닥으로 가격
-동료교사들, 거짓말 해명 강요
-아직도 학교에서 마주치는 상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최근 언어폭력, 간접체벌 늘어
-교사 징계도 솜방망이 수준 그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고생 어머니(익명), 고유경(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
◆ 어머니> 네.
◇ 김현정> 딸이 고등학교 몇 학년이죠?
◆ 어머니>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에요.
◇ 김현정> 일단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부터 짚어야 겠습니다. 그러니까 평상시와 다름없는 체육수업 시간이었다고요?
◆ 어머니> 네, 그날 조금 소란스러웠나 봐요. 몇 명이서 아파서 체육수업이 힘들다고 다른 쪽에 앉아 있었나 봐요. 그런데 선생님이 ‘너희들 진짜 아프냐? 거짓말하지 말아라’라고 혼을 냈나봐요. 그런데 저희 딸아이가 ‘선생님 쟤 진짜 아파서 앉아 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말대꾸한다 네가 껴들었다’라고 화가 나셨나보더라고요.
◇ 김현정> 아픈 친구를 가리키면서 ‘쟤 진짜 아파요’라면서 한 번 더 얘기를 한 거군요. 그때부터 폭행이 시작됐습니까?
◆ 어머니> 네, 배드민턴 채를 갖고 와서. 끼어들어서 말대꾸 했다면서 때렸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배드민턴 채 폭행이 벌어진 건가요?
◆ 어머니> 예를 들어 훈계하는 식으로 ‘너 몇 대 맞아야 돼’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무자비하게 몸 여기저기를 때렸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배드민턴 채로 여기저기를? 그러면 이 현장을 본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네요?
◆ 어머니> 그렇죠. 수업받는 애들이 다 본 거죠. 그때 배드민턴 채 모양 채로 팔목에 상처도 나고 배드민턴 채 모양으로 맞은 자국도 있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배드민턴 채로 팔목을 때려서 거기 자국이 그대로 났어요?
◆ 어머니> 팔목만 때린 게 아니라 그냥 몸 전체를 그냥 때렸나봐요.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체육 교무실로 데려가서 언어폭력과 함께 손찌검도 하시고.
◇ 김현정> 손찌검이요? 어떤 식으로요?
◆ 어머니>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리신 거죠. 그래서 얼굴도 붓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뺨을 때렸다는 말씀이세요? 얼굴에 멍이 들 정도로?
◆ 어머니> 네. 한 두세 대 때리신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제가 사진은 봤습니다마는 눈 옆이 심하게 멍이 들었던데요?
◆ 어머니> 그 선생님 손이 엄청 크시던데요? 워낙 운동하셨던 선생님이라 그렇게 하셨나 봐요. 그러면서 욕도 많이 하셨더라고요.
◇ 김현정> 폭언은 어떤 식으로 나왔답니까?
◆ 어머니> 그러니까 소위 말해 육두문자를 다 하셨고 ‘네가 남자였으면 밟았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교육계가 미쳐가고 있구나’ 이 생각이 들었고요. 그때 당시에는 학교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죠.
◇ 김현정> 그 2차 폭행장소가 지금 교무실이라고 하셨잖아요?
◆ 어머니> 체육관 안에 따로 체육 교무실이 있대요.
◆ 어머니> 말리지는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 선생님이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건들지 못할 정도로 주위에서 유명하신 선생님이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다른 선생님도 보긴 봤는데 차마 말리지를 못하신 거예요?
◆ 어머니> 네, 그래서 제가 ‘그렇게 방종한 선생님들도 선생님 자격 없다’라고 제가 교장선생님한테 말을 했거든요. 폭행한 선생님이 분에 못 이겨서 책상에 있는 것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그랬나 봐요. 그러더니 맞고 나서 애가 얼굴이 붓고 상처가 나고 하니까 사실 그 체육교사들이 우리 애한테 집에 가서는 ‘다른 운동하다 다쳤다’ 이렇게 얘기하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얼굴에 피멍도 들고 손목에도 상처가 났으니 분명히 엄마가 뭐라고 물어볼 텐데 그러면 ‘너 운동하다 다쳤다고 말하라’라고 얘기를 했다고요?
◆ 어머니> 네. 그렇죠. 체육시간이 아닌 다른 운동하다 다쳤다고 그렇게 하라고.
◇ 김현정> 그건 누가 지시한 겁니까?
◆ 어머니> 체육교사들이 그랬대요.
◇ 김현정> 체육교사‘들’이라면 지금 폭행을 한 교사 말고 다른 분들도 같이요.
◆ 어머니> 그렇죠, 덮으려고요.
◇ 김현정> 학생은 그런 상태에서 다시 수업을 받았나요?
◆ 어머니> 수업 못 받았죠. 그 교무실에 있었대요. 5교시, 6교시를요.
◇ 김현정> 체육시간은 끝났는데 교실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체육교무실에 계속 있었다고요?
◆ 어머니> 그렇죠. 그 선생님들도 그 상황에서 교실에 못 보내고 얼음찜질을 하면서 다른 운동하다 다쳤다고 얘기해라 이런 식으로 설득을 했나봐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딸이 집에 돌아왔어요. 다 큰 딸이 그렇게 시퍼렇게 얼굴에 멍들어온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놀라셨어요?
◆ 어머니> 기절할 것 같더라고요. 그냥 애는 계속 울면서 있고 사건이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됐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언어적으로 욕하신 얘기를 들으니까 너무 참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 때 병원은 문을 다 닫은 상태라 응급실로 가서 애 상태를 보고 진단서를 끊었죠. 그래서 경찰서 182에 전화를 했더니 담당경찰관이 학교에 가서 얘기를 했나봐요. 어떤 사건인지.
◇ 김현정> 경찰에서 학교로 찾아갔어요.
◆ 어머니> 네. 그러자 다음 날 교장, 교감, 담임선생님이 이렇게 찾아왔어요. 죄송하다고.
◇ 김현정> 그러면 체육교사는 지금 이 폭행사실, 자신이 잘못한 사실은 다 인정은 했습니까?
◆ 어머니> 네, 했어요.
◇ 김현정> 뭐라고 말을 하나요. 왜 그랬다고 하나요?
◆ 어머니> 뭐 그날 몸이 안 좋은 상태에 건강검진 결과도 별로 안 좋아서 감정컨트롤이 안 돼서 저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얘기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 교사 분 몸이 안 좋아서,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다? 건강점진 받고 왔는데 뭐가 진단 결과가 안 좋았다고요?
◆ 어머니> 그래서 감정조절이 안 됐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학교에서 어쨌든 인정은 한 거네요? 그러면 어떤 조치가 내려졌습니까, 그 후에요?
◆ 어머니> 아직 지금 경찰은 조사 중이라고 하고, 학교는 징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저한테는 연락 준 거 없어요.
◆ 어머니> 네. 수업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 학생도 계속 학교를 다니고?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럼 얼굴을 계속 마주쳐야 되는 상황인 거예요?
◆ 어머니> 아무래도 지나가다 안 마주치고 싶어도 마주칠 수가 있겠죠. 얘는 왜 자기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내가 왜 피해야 되는 건지.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딸 얼굴에 든 피멍이나 손목의 상처는 지워진다 하더라도...
◆ 어머니> 마음의 상처는 평생 가져가야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선생님을 생각할 때마다 나를 때린 선생님으로만 기억할 거 아니에요. 지금은 소아정신과쪽에 상담을 받고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정신치료를 받고 있어요?
◆ 어머니> 체육교사는 ‘자기는 이제 사과할 거 다 했다. 저희 아이가 나중에 자기한테 사과해야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한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뭐라고요?
◆ 어머니> 저한테 두세 차례 찾아와서 죄송하다고 했는데요. 그러니까 몇 번 찾아온 걸로 해서 자기는 사과할 거 다 했다라고 얘기하셨다는 거죠. 그러니까 ‘진짜 교육자 맞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 김현정> 무엇보다도 아이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가 가장 걱정이 됩니다. 어머님이 옆에서 잘 보살펴주시고요. 저희도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 어머니> 네.
◇ 김현정> 체육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여고생의 어머니 먼저 만나봤습니다. 학교 내 체벌문제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걸까요? 전문가 한 분을 만나보죠.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고유경 수석부회장. 연결돼 있습니다. 부회장님 나와 계세요.
◆ 고유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이런 일이 저는 이제 학교현장에서 다 사라진 줄 알았거든요. 체벌금지가 엄격하게 이루어져서요. 그런데 협회에서 체벌 관련된 상담을 받아보시면 종종 접수가 됩니까?
◆ 고유경> 그 정도의 사례는 사실은 그렇게 흔하게 오는 건 아니에요. 피멍이 든다거나 요즘은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고요. 오히려 언어폭력이나 또는 간접체벌에 대한 상담이 주로 많이 들어옵니다. 또는 뺨을 맞았다라든지 엉덩이를 맞았다. 이런 정도의 상담이 많이 들어오죠.
◇ 김현정> 아니, 뺨 맞았다, 엉덩이 맞았다. 이런 접수도 들어와요, 신고도?
◆ 고유경> 네. 간단하게는 줄넘기 같은 거 준비 안 해 왔다고 다 엎드려 뻗쳐 해놓고 손으로 엉덩이를 때렸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사실 아프다기보다는 굉장히 모욕적인 거죠. 또 초등학교에서는 주로 간접체벌, 벌 세우는 일들이 주로 많고요.
중학교, 고등학교는 체육선생님들이 주로 그 역할을 하시더라고요. 체육 선생님들이 그렇게 체벌을 하는 역할을 담당하시는데, 몽둥이 같은 걸 주로 들고 다니시고, 위협용으로 들고 다니시죠.
그래서 실내화를 운동장에서 신었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시고. 사실 저는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게 불편한 것이요. 솔직히 많이 없어졌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정말 체벌 안하는 걸 원칙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요즘 많이 늘었어요.
◇ 김현정> 바로 그 점인데요. 폭행은 고사하고 체벌 자체가 금지됐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심하게 금지를 시켜서 교권 추락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이번 사건 같은 일이 아직도 벌어졌는가. 저는 그게 참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 고유경> 그게 관행과 습성 아닌가 싶어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고유경> 오랫동안 관행으로 본인이 그런 교육관과 자기의 방식이죠. 그런 방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그런 방식으로 아이들을 다뤘고, 또 통제해야 되는 대상으로 보고. 이런 경우가 아직은 남아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일이 학교에서 종종 벌어진다는 얘기인데, 왜 전혀 드러나지 않았을까요?
◆ 고유경> 그런 체벌한 교사에 대해서 처벌을 한다거나 또는 인사조치가 있다거나 하는 결과가 별로 없어요. 그냥 경고 정도죠. 그러니까 사실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그런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해 본 경험이 없다 보면 '아유, 뭐 그냥 지나가자. 또는 시끄럽게 하다가 우리가 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지 않겠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쉬쉬하고 넘어가고 '이번 학부모처럼 세상에 공론화시키면 혹시 우리 아이까지 피해 당하지 않을까, 찍히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좀 하는 거고요.
◆ 고유경> 그런 걱정은 거의 기본적으로 대부분 하시는 경우고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사실은 교육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결을 할 의지를 가져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교육현장이 그렇지 않아도 뒤숭숭한데 이런 일이 벌어져서 참 안타깝습니다. 확실하게 이번 사건 말끔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하고 갔으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고유경>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이세요. 고유경 부회장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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