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간하는 '전기재해통계 분석집'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여름 장마철인 6~8월에 일어난 전기화재 사고가 전체 화재사고의 26.8%에 이른다.
5년 치 연평균 전기화재 점유율인 20.3%보다 6.5%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이는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연중 상시 안전 점검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장마 등의 영향으로 공장 건물이나 주택 내부 전기설비의 배선에 빗물이 흐르면서 전기 합선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전기설비 시설들은 지상에서 유입된 전선을 주택이나 건축물 외벽에 가설해 전기를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전선은 외부에서 내부로 케이블공사나 금속관공사, 버스덕트공사 등 다양한 공사 방법으로 시공,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공법들은 전선이 장기간 외부에 노출되고 혹한기나 혹서기 등 반복되는 계절 변화를 겪으면서 배선이 벗겨지거나 엉켜 손상되는 일이 흔하다. 전기 배선에 빗물이 흘러들어 합선을 가져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예방을 당부할 뿐, 자체 점검으로 사고를 줄이지못하고 있다.
실제 전기화재 발생건수는 2013년 8889건, 2014년 8287건으로 지난해 7759건이었다.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낡은 건물을 리모텔링 하거나 새로운 건물로 지어져 상대적으로 감소한 수치에 불과하다.
문제는 낡거나 서민 집단촌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사전 예방이나 점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사실상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전기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검사점검과, 취약시설개선이 땜질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지난 4월 수원지하도(수원역) 상가 화재의 경우, 한달 전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전기검사를 실시, 필증을 발급한 이후 화재가 발생한 것이어서 논란을 더했다.
한편, 빗물로 인한 전기합선이나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집 안과 건물 외부에 연결된 전선을 미리 살펴서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선 표면이 벗겨져 있거나 습기가 찰 우려가 큰 경우 절연테이프를 구하여 꼼꼼히 감싸 보호한다.
또한 합선은 오래된 콘센트에서 발생하기 쉽다. 장기간 구석진 곳에 놓아두고 사용하다보면 콘센트 안에 먼지가 가득 쌓이기 마련. 정기적으로 콘센트를 청소해 주되, 플러그가 꼽혀있지 않은 부분은 보호커버를 씌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은 휴가 시즌이기도 하다. 며칠씩 집을 비우게 될 때 간혹 방범을 목적으로 거실 형광등을 켜놓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잘못된 일이다. 전등을 장시간 켜놓으면 과열을 일으켜 화재를 부르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