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보면, '조선 빅3'와 양대 국적선사의 경우 합병이나 분할보다 채권단 중심의 자율회생을 우선 지원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먼저, 조선업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채권단 협의를 거쳐 최악의 상황에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조선 빅3'가 채권단과 협의해 만든 자구안의 전체 규모는 10조 3천억원 가량이다.
현대중공업은 인원 감축과 비핵심 시설 매각을 통해 3조5천억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3개 도크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고 설비도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비핵심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을 통해 1조5천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자구안 규모는 작지만,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확보 대책이 들어있어 대주주인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열려있어 채권단의 승인을 받았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핵심인 대우조선해양은 5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대우조선은 도크 축소, 국내외 자회사 14개 모두 매각,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부는 채권단과 긴밀한 협의 속에 이들 '조선 빅3'가 내놓은 자구안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켜보면서 추가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중소 조선사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채권단의 추가적인 신규 자금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살릴 수 있는 한 살리겠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은 안하겠다는 뜻이다.
이에따라, 성동과 대선, SPP조선 등은 향후 진행될 자구계획 이행의 성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조선업보다 앞서 자구책 노력이 시작돼 이제 2라운드를 맡게된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한 방침도 밝혔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용선료 인하 협상과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3대 필수 전제조건을 무사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은 가장 난제인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 이번주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채무 재조정 문제 역시 최근 일괄 처리해 마지막 과제인 해운동맹 가입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이미 해운동맹에 가입돼 있지만, 채무 재조정과 가장 큰 난제인 용선료 협상이 진행중인 상태다. 특히, 유동성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등을 놓고 당국·채권단과 줄다리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