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여성 변사' 수락산 강도살인 사건과 닮았다

단독 산행·사라진 소지품 등 '닮은꼴'

수락산 등산로에서 강도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 만에 7㎞가량 떨어진 경기도 의정부 사패산 등산로에서 50대 여성이 또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 혼자 산행하다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점에서 두 사건이 닮았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 등산로에서 정모(55·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 목에 상처가 있고 눈에 출혈이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누군가에게 목이 졸려 살해 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여성은 전날 낮 12시 30분께 의정부역 인근 마트에서 음식물을 산 뒤 산행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행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씨의 시신이 발견된 등산로는 등산객이 자주 다니지 않는 비교적 인적이 드문 산길이다.


수락산 강도살인 사건 피해 여성 A씨(64) 역시 지난달 29일 오전 5시께 홀로 산에 오르다 등산로 초입에서 변을 당했다.

이곳 역시 주 등산로는 아니어서 이 산에 자주 오르는 등산객과 주민만 다니는 등 인적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살해한 김학봉(61)씨는 "배가 고파서 밥이라도 사 먹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피해 여성의 주머니를 뒤졌다"고 자백했다. 이에 경찰은 김학봉에게 단순 살인이 아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사패산 변사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역시 정씨의 소지품이 없어진 점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숨진 정씨의 신용카드가 사라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씨는 전날 산에 오르기 전 마트에서 막걸리, 과자 등을 산 뒤 신용카드로 결제했는데 정씨의 시신과 주변에는 이 신용카드가 없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누군가 정씨에게서 금품을 빼앗으려다 저항하자 목 졸라 살해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씨가 사패산에 오르는 다른 등산객과 달리 돗자리를 갖고 간 점과 혼자 등산하면서 인적이 드문 코스를 택한 이유 등은 의문이다.

정씨는 혼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 검거에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유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정씨가 평소 등산을 즐겼는지 등 정씨의 신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 사패산

해발 552m로 의정부시와 양주시 경계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쪽 끝에 있다. 서남쪽으로 도봉산, 북한산과 이어졌고 양주 송추계곡과도 연결됐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 구간 건설 때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사패산 터널 공사 반대로 2년간 시일을 끌며 주목받기도 했다.

한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덕에 자연이 잘 보전됐다. 산 동쪽 자락에 의정부시청과 의정부 예술의 전당이 있는 등 도심과 가까워 등산객과 시민이 자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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