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살인' 김학봉 "사는 게 힘들어 홧김에…죄송"

홀로 등산하던 주부 흉기로 찔러…강도살인 혐의

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됐다.

강도살인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던 피의자 김학봉(61) 씨는 8일 오전 8시 30분쯤 서울북부지검으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범행동기와 정신질환 치료여부 등을 묻자 김 씨는 "사는 게 힘들고 어려웠고 그래서 짜증나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며 "갑자기 정신적 충동을 일으킨 것 같다"고 답했다.

피해자인 주부 A(64·여) 씨의 유가족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 20분쯤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서 홀로 등산로를 오르던 A 씨의 목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가 30㎝ 길이의 흉기를 들고 캄캄한 수락산을 홀로 오른 건 범행 하루 전인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산에서 밤을 새운 그는, 이후 별안간 마주친 A 씨를 흉기로 찌른 뒤 산에서 내려와 평소 노숙하던 근처 공원에서 잠을 자다, 결국 경찰서로 찾아와 자수했다.

범행 직후 A 씨의 주머니를 뒤졌다는 점 등 범행 과정은 김 씨가 지난 2001년 여성에 대한 강도살인을 했을 때와 비슷한 방식이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 씨는 당시 강도살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15년 동안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 1월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김 씨는 지난달 12일 정신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뒤 정신분열의 일종인 조현병 약을 처방받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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