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교수, 논문 지도 여제자 상습 성추행 논란

감신대 동료 교수들, 학교 당국에 '성 범죄 교수 조사' 청원..8일 서부지검 형사 고발

감리교신학대학교가 A교수의 여제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국내 최초 신학교인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박종천)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감신대 조직신학 전공 A교수(60세)가 연구실에서 논문을 지도하던 여제자 B씨를 상습 성추행 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A교수는 조직신학 뿐만아니라 예술신학에도 정평이 나있고, 평소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소통해왔다는 평가를 받아 온 터라 그 충격은 더 컸다. 학생 중 상당수는 A교수의 성추행 소문을 믿지 않을 정도였다.

A교수의 소문이 학내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말. A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대학원생 B씨가 졸업 후 학부시절 지도교수였던 C교수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백하면서부터다.

B씨는 C교수에게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논문 지도를 받는 동안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방에 사는 B씨는 A교수가 한밤중에도 연구목적으로 불러내 성추행을 했던 사실과 함께 호텔까지 갔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B씨는 A교수의 성적 요구를 계속해서 거부했지만 신학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A씨의 완강한 설득에 힘들어했다고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C교수는 제자 B씨와 A교수가 주고받은 SNS 대화내용, B씨의 피해 진술서를 토대로 A교수를 B씨의 대리인 자격으로 고발하기로 마음먹었다.

C 교수는 “제자 B는 현재 사역하던 교회에서도 사임한 상태고,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 학생의 인권이 짓밟히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 나서게 됐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C 교수는 8일 A 교수를 업무상 위력, 위계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서부지검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C교수를 비롯해 10명의 교수 명의로 학교 법인사무처와 총장실에 ‘성범죄 교수에 대한 조사의 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A4 두 페이지 분량의 청원서에는 A교수의 성추행 논란 전말이 상세히 담겼으며, 여제자 B씨의 진술서가 함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이 불거진 지 한달 여가 지났지만 A교수는 여전히 학내 보직을 유지하고 있고, 다음 학기 강의도 개설하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는 교수직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A교수는 학내에 도는 여제자 B씨에 대한 성추행 소문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7일 연구실에서 만난 A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 빌미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A교수는 이어 “당사자가 나타나서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왈가왈부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불쾌해했다.

그러나 A교수는 일부 교수들에게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 아무개 교수는 “A교수가 성추행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성적 관계까지 간 것은 아니라는 말을 했었다”며, “그렇더라도 신학대교수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원로급 교수들도 지난 달 4주에 걸쳐 A교수의 결단을 촉구하며 사퇴 진화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교수 사회가 적극적으로사태 해결에 나선 것과 달리 학교 당국은 뒤늦게서야 A교수에 대한 징계여부를 조사하고 나서 그 배경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학교 당국은 당초 5월 중으로 징계의견서를 법인사무처에 제출하려고 했지만, 행정상의 이유와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돼 아직까지 징계의견서 조차 법인사무처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일부에서 총장이 A교수를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총장이 A교수의 일을 알게된 시점이 5월 초고, 곧바로 13일에 징계의견서를 작성해 법인사무처에 제출했지만 행정절차상 이유로 반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불공정 인사문제로 인한 학내갈등에 이어 올해 총장 후보 선출 난항, 교수 성추행 논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국교회 모판 감신대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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