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실탄 갖고 탑승' 구멍난 공항 보안…은폐 의혹도

실탄 소지한 채 청주공항 보안검색대 통과…공항측 "기록도 없다" 부인

(사진=자료사진)
30대 남성이 실탄을 소지한 채 충북 청주국제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해 유럽발 테러 이후 강화했다는 보안 검색에 구멍이 뚫렸지만 국토교통부는 3개월이 넘도록 이 사실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26일 회사원인 김모(37)씨의 가방 속에 있던 권총 실탄 1발이 제주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적발됐다.

확인 결과 김 씨는 전날 이 실탄을 소지한 채 청주공항을 통해 제주로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공항 보안검색대의 X선 검색을 통해 당연히 적발됐어야 하는 물품이었지만 당시에는 눈뜬 장님이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당시 이 같은 사실을 공항 측이 확인하고도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청주로 향하던 비행기를 탑승하려던 승객이 실탄을 소지해 적발한 적이 있다"면서도 "국정원과 경찰 등에 인계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보안법 제19조에 의하면 검색이 미흡한 사실을 알게 되었거나 허가받지 않은 물품이 항공기 안으로 들어갈 경우 공항운영자나 항공운송사업자가 즉시 국토교통부 장관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당시 국정원과 경찰, 기무사, 항공청 등 보안관련 기관들은 김 씨를 상대로 합동심문을 벌여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도 청주공항의 검색 실패에 대한 관련자 문책이나 재발방지 대책 등에는 아예 손을 놨다.

보고조차 하지 않아 국토교통부가 3개월이 넘도록 해당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다.

게다가 청주공항 측은 사건 발생 석달이 넘은 현재까지도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보고돼 공식적으로 접수된 게 없다"며 "지금와서 찾아보려해도 시간이 지나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보안 검색 실패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멍 뚫린 청주공항의 보안검색대도 문제지만 방치됐던 보안시스템이 더 위험해 보인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