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7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앞서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 지난해 6월에는 3.9%, 지난 1월에는 3.6%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0.5%p 더 낮춰잡은 것이다.
또 다음해인 2017년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3.6%로, 역시 지난 1월 3.8%로 전망했던 데 비해 0.2%p 하향 조정했다.
◇ 원자재값 하락, 교육둔화가 하향 주요원인
세계은행은 선진국 경제 성장세 약화, 원자재 가격 하락, 교역 둔화를 이번 하향 조정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글로벌 금융불안 요인, 지정학적 위험 부각 가능성, 신흥국의 경기둔화 가속화 및 민간부채 취약성 등이 주요 하방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선진국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 경제에 대해서는 신흥국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실적 악화, 투자 둔화 등으로 지난 1월보다 0.5%p 낮춘 1.7% 경제성장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경우 일자리 창출 등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에도 투자 부진, 달러 강세, 신흥국 수요 약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지난 1월보다 0.8%p나 낮춘 1.9% 경제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역시 민간소비가 약화될 뿐 아니라 인구 고령화, 엔화 약세 효과 등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1월보다 0.8%p 낮춘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유로 지역의 경우 소비가 회복되고 노동시장 여건도 개선됐지만, 대외수요가 약화된데다 난민 이슈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면서 회복세를 살리지 못하고 1.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 신흥·개도국은 장기적으로 성장률 상승
신흥·개발도상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아 지난 1월 예측치보다 0.6%p 낮은 3.5%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수출국의 경기가 회복되는 등 향후 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평가받았다.
중국의 경우 경제구조가 제조업·수출 중심 구조에서 서비스업·내수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호재로 꼽혔다.
세계은행은 중국 정부 부채가 GDP의 60% 수준인데다 대부분 국내 부채이고, GDP의 30%에 달하는 .2조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은 외환수요가 급등해도 대응하기 충분한 수준이어서 성장 둔화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봤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세계은행은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의 정책 신뢰도 제고 등을 위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인프라,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혁신과 인적 자본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도록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하고, 산업구조 다각화 및 무역장벽 완화 정책 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약국을 위한 국제 안전망과 함께, 국제기구를 통한 인프라 및 인적 자본 투자를 위한 금융지원 등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구매력 평가(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환율을 사용하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여타 기관과 달리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 성장률만은 타 기관과의 비교를 위해 세계은행도 구매력평가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