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해 "양당(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부터 확정할 것을 제안한다"며 "양당의 자리다툼 때문에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민심은 외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지난 총선의 민의는 정치를 바꾸고 국회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이라는 소(小)를 탐하다가 국민의 믿음이라는 대(大)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은 여야 3당이 원 구성 협상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법정 개원일인 7일조차 넘길 위기에 처하자 제3당으로서 적극적으로 중재안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난관에 빠진 원 구성 협상의 타결을 제3당으로서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으로써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과 존재감을 다시한번 확인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지난 3일 안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적절한 시기에 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국회의장을 정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일단은 의장 후보부터 확정하는 게 순서"라고 말을 아꼈다.
손금주 대변인도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1차적인 조치로 의장을 누구로 하고 싶은지 각 당에서 논의한 뒤 그 다음 프로세스를 논의하자는 말씀"이라며 "자율투표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가 '(양당이) 먼저 의장 후보를 내면 의장을 선출하고 원구성이 된다'고 얘기하지 않았냐"며 "합의를 하건 못하건 국회는 원래 자율 투표"라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 난항을 타개하기 위해 사실상 국회의장 자율투표를 제안했음을 인정한 발언이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저희들이 제안한 대로 (두 당에서) 후보를 내면 (국민의당은) 당을 보건 인물을 보건 (국회의장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국회의장 본회의 표결을 제안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역시 수용 입장을 밝혔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총회 결과 국민의당이 제안한 '국회의장 표결 선출'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국민의당 제안을 수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만약 국회의장 표결처리로 가닥을 잡을 경우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유효표가 의장 선거에 절대적인 만큼 국민의당으로서도 중재 재안에 손해 볼 것 없다는 분위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두 당이 합의해서 의장을 선출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저희들이 제안한 대로 (양당이) 후보를 내면 당을 보건 인물을 보건 우리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