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통해 보는 서울 100년의 역사

1900년 전후 마포의 경관(밤섬과 서강 나루가 보인다)
서울시립대박물관(관장 김종섭)에서는 한강종합개발 준공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강과 서울의 역사 100년을 담은 ‘우리들의, 한강’展을 개최한다. '우리들의, 한강'展은, 한강종합개발이 완료된 지 30주년을 맞이하여 한강의 변화를 통해 서울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자리이다. 20세기 근대화의 역사속에서 한강은 서울의 심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민족의 젖줄로 상징화되어 왔다.

그러나 한강은 그러한 거대한 의미부여 이전에 우리들 곁에 있었던 자연이자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무거운 현대사가 아니라 서울 사람들의 삶의 공간으로서 한강이 우리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었는지를 기억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그 동안 수집했던 자료와 더불어 시민들의 오래된 앨범 속에 감춰진 한강에 대한 추억도 같이 전시했다. 또한, 한강의 개발과정을 담은 기록영상과 함께 그 시대 추억 속에 있는 놀잇배와 사라진 밤섬 모형을 전시해 한강에 대한 기억을 불러오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의 심장인 한강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우리들의 기억 속에 있는 한강의 추억도 역사의 일부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1930년대 당인리 발전소 (현 서울 화력발전소) 일대
◇ 1890s-1910s, 한강의 경관

20세기 이전부터 한강은 서울로 집산하는 물류의 중심지였으며 서해 바다와 강원도 산촌 그리고 충청 북부를 연결하는 수운경제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한강연안에는 여러 포구들이 발달했는데 송파, 뚝섬, 서빙고, 두모포, 한강진, 용산, 마포, 서강 등이 대표적인 포구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1900년을 전후한 시기의 사진을 통해 당시 한강의 포구를 만날 수 있다. 당시 한강 포구에는 많은 배들이 오고갔었는데 주로 서해와 북한강, 남한강으로부터 어물과 곡류, 임산물, 땔감 등이 유입되었다.

또한, 나룻배로 가마와 나귀를 싣고 한강을 건너는 풍경과 함께 용산 부근에서 석재와 목재를 하역하는 장면 역시 당대 한강의 경관을 이야기해주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봉은사 소풍-1933년 사진으로 배를 타고 봉은사로 소풍을 가는 모습이다.
◇1920s-1940s, 한강과 서울 사람들의 삶


식민지 시기에도 한강은 나루를 중심으로 삶을 유지해 가는 역동적인 공간이었다. 한강인도교가 건설되었지만 여전히 나룻배가 한강에서 사람들을 실어 날랐으며, 밤섬의 목수들은 강과 바다에서 필요한 배를 만들고 해마다 조기철이 되면 마포항은 분주했다.

또한, 한강은 서울 사람들의 식수로 쓰였으며 빨래터와 고기를 잡고 여름에 피서를 즐기는 장소이기도 했다. 겨울철이면 견지낚시를 하는 강태공이 몰려들었으며, 채빙하는 인부들이 겨울철 일거리를 찾아서 몰려들었다.

특히, 봄철에 시작되는 뱃놀이는 여름철에 절정을 이루었고 한강 인도교 아래 보트장이 만들어져 유흥과 위락공간으로서 한강의 풍취를 느끼게 했다.

여름철 한강의 풍경 이미지 (사진=서울시립 박물관 제공)
◇ 1950s 한강, 전쟁의 상처와 평화로운 일상의 회복

6.25전쟁의 포화를 피해갈 수 없었던 한강은 전쟁의 최전선이기도 했다. 한강인도교 폭파는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가져왔으며, 전쟁을 피해 강을 건너야 했던 사람들의 상처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한강에는 임시교가 만들어져 또 다시 강을 오고가는 사람들로 붐볐으며, 겨울철이면 낚시꾼들이 모여드는 분주한 삶의 공간으로 되돌아 왔다.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평화를 찾은 한강은 서울 사람들의 위안과 휴식의 공간으로 변모해갔다. 노들섬과 인도교 등 한강 곳곳에서 보트장, 음식점, 유흥시설이 들어서 서울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특히, 여름철 한강 백사장에는 해수욕장을 방불케하는 인파가 몰려들었으며 수영장과 보트장, 놀이시설과 휴게시설이 들어서는 워터파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 한강의 추억

'한강의 추억'에서 보여주는 사진들은 우리들에게 한강이 어떠한 곳이었는지를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다. 오래된 앨범 속에 간직되어 있던 각각의 사진 속에는 서울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때의 한강은 사시사철 놀고 먹는 유원지이자 최고의 데이트 장소였으며, 경포대 보다 붐비는 여름철 피서지이기도 했다. 겨울이면 썰매와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을 깨 낚시를 했던 장면이 생생히 살아있다. 이제 점점 더 잊혀져 가는 한강에 대한 추억들은 서울의 역사가 되어 가고 있다.

◇ 1960s-1980s, 한강개발

1960년대 후반 한강의 범람과 서울의 인구 급증으로 인해 한강개발이 점차 가시화되기에 이른다. 초기 한강개발이 이루어졌던 1965년에서 1970년 사이는 인구가 300백만에서 500만을 돌파하는 시기였다.

제 2한강교(현양화대교)와 여의도가 개발되었으며, 영동토지구획정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강남개발이 시작되었다. 이후 1982년 시작된 한강종합개발은 서울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치르는 시기로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서는 시기였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한강 고수부지와 공원, 올림픽대로와 강남의 아파트 풍경은 1986년 한강종합개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역사에서 오랫동안 서울 사람들의 생활과 가깝게 있었던 한강은 아파트와 도로, 공원으로 가로막히게 되었으며, 놀잇배와 보트배를 대신해 대형 유람선이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 놀잇배와 밤섬 모형 제작 : 개발 이전 한강의 추억을 전시

한강이 개발되기 이전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있는 놀잇배와 밤섬을 모형으로 복원했다. 놀잇배는 원래 크기의 1/2로 제작했으며 관람객들이 사진으로 기념할 수 있도록 포토존 공간으로 만들었다.

밤섬은 1968년 여의도 개발 때 폭파되어 윤중제를 쌓기 위한 토석이 되었다가 다시 자연의 힘으로 재생되어 자연생태보호구역이 된 곳이다. 폭파 이전 밤섬에는 6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다. 이번 모형은 당시 거주했던 원주민의 구술을 토대로 집과 골목, 부군당(마을제당), 우물과 나루 등을 자세하게 복원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총 150여 점의 사진과 유물이 전시되며, 전시장 안에는 과거 한강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6월 7일 개막식에 이어 , 일반관람은 6월 8일부터 시작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7시(매주 월~금요일, 토․일요일․휴무일은 휴관)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이번 전시는 10월 31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문의는 (02)6490-6587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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