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스페인에 뺨 맞고, 체코에 화풀이

체코전 두 번째 골을 넣은 석현준(9번). 지난 3월 태국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는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는 지난 1일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 대패를 당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6골을 내준 것은 1996년 이란전(2-6 패) 이후 처음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잘 나갔다. 특히 2015년에는 A매치 20경기에서 단 4골만 내줬다. 아시안컵 결승전 이후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3월37일 태국전까지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기며 기록도 갈아치웠다. 하지만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한 경험이 없었다.


결국 스페인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초반 잘 버티던 선수들은 연이은 실점 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한국은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스페인에게 뺨을 맞았지만, 대신 체코에게 화풀이를 했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 평가전에서 윤빛가람(옌볜 푸더), 석현준(FC포르투)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1패로 유럽 원정을 마쳤다.

3년8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윤빛가람이 빛났다.

윤빛가람의 마지막 대표팀 소집은 2012년 9월11일 우즈베키스탄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제주 시절부터 윤빛가람을 지켜봤던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공백을 메우기 위해 처음 윤빛가람을 호출했다.

윤빛가람 카드는 적중했다. 전반 26분 테오도르 게브레 셀라시에의 거친 파울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이 수비벽을 살짝 남겨 골문을 조준했고, 공은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손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전반 40분에도 윤빛가람의 발끝에서 골이 시작됐다. 체코의 패스를 가로챈 윤빛가람은 오른쪽으로 쇄도하는 석현준에게 패스를 내줬다. 석현준은 체흐가 넘어지는 위로 강력한 슈팅을 꽂았다.

하지만 후반 경기력은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1골을 내줬다. 센터 서클 앞에서 마렉 수히가 때린 슈팅이 곽태휘(알 힐랄)를 맞고 굴절됐다.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은 주저앉았고, 공은 골문 안으로 향했다.

후반 15분 게브르 셀라시에의 경고 누적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오히려 체코의 공세에 밀렸다.

윤빛가람과 주세종(FC서울) 대신 이재성(전북)과 한국영(카타르SC)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체코의 역습에 고전했다. 후반 20분과 30분 정성룡의 연이은 선방으로 버텨냈다.

슈틸리케 감독도 체코의 역습에 고전하자 후반 막판 지키기에 들어갔다. 후반 37분 정우영(충칭 리판) 대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넣어 수비를 강화했고, 황의조(성남FC), 임창우(알 와흐다), 그리고 기성용(스완지 시티)까지 차례로 투입하며 시간을 벌었다. 결국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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