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측근들에게 당권 접수 의사를 피력했고, 참모진 내부에서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일부 이견이 표출됐음에도 밀어붙였을 만큼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당내에선 공식적인 선언만 없었을 뿐 이미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새로 구성된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전대 시점을 8월 초순으로 예고하면서 경선 운동 기간도 2개월로 정해졌다.
최 의원은 당권 행보에 있어 차츰 보폭을 넓히며 접촉면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 2일 각각 경북 지역 초선 의원과 대구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친정 식구'들과 간단한 몸 풀기도 마친 상태다.
하지만 여권의 기류는 당권 접수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가장 큰 숙제는 '명분 찾기'다.
당초 최 의원은 총선 직후 출마 변수를 내다보고 공천 과정에서부터 치밀히 준비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참패했다. 공천을 주도했던 입장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 여론이 버젓이 있는데도 출마를 강행하기 어렵다.
때문에 최 의원의 '자숙' 기간이 길 것이며, 그에 맞춰 전대 시점도 늦춰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다. 하지만 비대위는 전대 시점을 리우 올림픽 개막(8월 5일) 직전으로 앞당겨 놨다.
친박계 내부에 전대 출마자가 다수여서 '교통정리'가 안 되는 점도 풀어야 할 난제다. 경쟁자 중 이주영(5선‧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은 선수(選數)가 더 높은데다 범(凡) 친박계이기 때문에 '통합형' 리더십 측면에서 명분이 앞선다.
호남에서 내리 재선한 이정현(3선‧전남 순천) 의원도 최근 이슈인 '협치' 측면에서 경쟁력이 강하다. 이밖에도 계파 내 맏형인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의원, 당내 나름의 조직력이 있는 홍문종(4선‧경기 의정부을) 의원 등도 만만치 않다.
친박계 당권 도전자가 난립 양상을 보이자 룰(rule)을 개정해 후보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 선출했던 방식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당원들이 1인 2표를 행사, 최고 득표자가 대표를, 차점자부터 5위까지 최고위원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개정안은 당 대표를 선출하고, 최고위원 선출은 별도로 다시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하든 3위를 하든 주어지는 당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하는 후보는 조기에 출마를 접을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최 의원과 같은 계파 실세 입장에선 대세론(大勢論)을 부상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실제 최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3자 회동’에서 분리 선출의 결과인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재도입에 합의했다.
당내 반응도 나쁘지 않다.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인 한 중진 의원은 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는 단일성에 비해 안정적인 당권 행사가 어렵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렇게 되면 최고위원 경선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결과 당내 소수파인 비박계의 지도부 진출을 허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총선에서 강경 친박 성향을 드러낸 초선, 즉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의원들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방안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에 이어 최고위원 중 상당수도 친박계로 구성되는 그야말로 단일한 체제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