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국 지린성의 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콜센터에 있던 한국인 일당 7명은 별안간 들이닥친 공안에 체포됐다.
공안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한 건 다름 아닌 한국 경찰이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한중 수사당국은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공조수사를 벌인 결과, 콜센터 7곳을 일망타진하고 총책 등을 무더기로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적인 인맥까지 총동원해서 적극적인 국제공조수사를 이끌어 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콜센터에서 일부 조직원을 검거한 경찰은 이후에는 국내로 귀국해있던 공범들의 소재를 파악해 체포하거나 입국하는 과정에서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총책 조모(44) 씨 등 이들 보이스피싱 조직 33명을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조씨 등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지린성에 콜센터를 차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 등을 사칭한 뒤, 지정된 계좌로 돈을 이체하도록 속여 150여 명에게 9억 80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젊은 여성들은 사회 경험이 비교적 적고 법과 수사절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주로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 피해여성의 경우 "보이스피싱이라고 하면 TV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독특한 연변 말투를 사용하는 줄로만 알았다"면서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보이스피싱은 없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 등을 요청해 박 모(35) 씨 등 달아난 공범 9명의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