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광장, 에르미따쥐, 여름궁전 등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지만 소소하면서도 쉽게 러시아의 독특한 예술을 접할 수 있다. 단돈 천원도 안되는 돈으로 말이다.
'경이로운 지하의 무료 갤러리라 불리는 모스크바의 지하철(Московский метрополитен)이 바로 그 곳이다. 러시아에서는 지하철을 메트로(метро)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러시아 발음은 미트로다.
1935년에 개통된 이후 지금은 12개 노선에 약196개의 역이 있으며 하루 이용객이 1,000만명에 육박하는 모스크바의 가장 대표적인 대중 교통수단이다.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의 유물로 탑승장은 적의 공습에 대비해 지하의 깊이를 깊게 팠다. 걸어서 내려가는 계단도 없으며 엘리베이터도 없고 유일한 수단은 에스컬레이터 하나뿐이다. 단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는 한국의 2배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뿐아니라 다른 나라 지하철과 가장 다른점은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꾸민 지하공간에 사회주의 리얼리즘 스타일의 예술작품들로 꾸며진 지하철 승강장이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라 무심코 지나치면 그 아름다움을 놓칠수 있지만 인파가 빠지길잠시만 기다리면 그곳은 지하의 황홀한 갤러리로 변한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지하철역은 꼼소몰스까야, 키예프스까야, 쁘로사쥐레볼리지(혁명광장), 엘렉트로봇스까야, 마야콥스까야 등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로 가는 기차역과 연결되는 키예프스까야역은 우크라이나 전통양식에 아름다운 모자이크 벽화로 꾸며져있다. 당시 서기장이었던 후루시초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건설됐는데 그가 우크라이나 출신이었다. 키예프까야역 건설이후로는 지나친 '건축적사치'라며 키예프스까야역보다 아름다운역의 등장을 막았다고 한다.
녹색선의 마야콥스까야역은 1938년 뉴욕 세계산업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은 역으로 역승강장에 서면 우아함이 마치 지하궁전에 있는 것 같다.
이외에도 많은 아름다운역들이 있으니,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면 하차 후 인파가 빠지길 5분만 기다렸다가 지하의 무료 갤러리를 감상한 후 출구로 나가보자.
러시아 전문여행사인 맨발로여행(manballo.com)은 다양한 일정의 모스크바, 상트 페테르부르그 상품을 다수 선보였다. 러시아 가이드북 작가와 함께 하는 단체배낭여행 역시도 준비돼 있으니 러시아 여행을 원하는 여행객은 서두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