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운영하는 B사가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두고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사는 전자결제문서와 이메일 문서 대부분을 파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사 메인 서버를 교체하고 임원들의 컴퓨터도 다시 포맷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 인멸은 정운호 대표 쪽 브로커인 한모씨가 검찰에 체포된 지난달 3일부터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날 B사 전산실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으며 상부의 지시를 받고 이같은 일에 나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증거 인멸 지시를 주고 받은 B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으며 임원들에 대한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신 이사장을 소환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정운호 대표가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등의 명목으로 신 이사장 측에 15억원 안팎의 뒷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 대표와 구속기소된 브로커 한씨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통해 상당 부분 자금 거래가 파악됐기 때문에 회사가 자료를 지웠다고 혐의를 밝힐 수 없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 대표가 지난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위치 조정 등을 돕는 대가로 한씨에게 제공한 수익의 일부가 신 이사장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 대표가 2014년 7월 한씨와 거래를 끊고 B사와 계약을 맺은 점에 비춰 B사를 통해 뒷돈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롯데 측이 네이처리퍼블릭 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부터도 입점 대가로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전날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의 자택, B사와 장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정운호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롯데 쪽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