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은 2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합동감식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액화석유가스(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밑으로 가라 앉는 성질이 있다"며 "현장 근로자들은 지하 15m가 아니라 지하 6m 지점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냄새를 맡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도 "현장 근로자들이 지하 15m에서 5~6m 올라와서 작업을 했다"면서 "밑에서 철근 작업을 하면서 공정을 마칠 때마다 위로 올라오는 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를 근거로 당시 지하 6m에 있던 현장 근로자들이 지하 15m 지점에 누출된 LPG 가스의 냄새를 맡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현장 근로자들은 지하 15m 아래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사고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전모(46)씨도 "관리자들이 기계를 가지고 다니며 산소농도도 측정하고 안전교육도 매일 받았다"며 "가스냄새도 맡은 적 없는데 사고가 터진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업지점이 지하 6m 지점이라는 진술이 나오면서 사고 원인과 과실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경찰은 이와 함께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직원이 사고 전날 가스통들과 산소통들을 규정대로 보관소에 옮겨놓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가스통들과 산소통들이 연결된 호스들이 (지하로) 내려와 있었다는 진술은 엇갈리고 있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폭발의 위력으로 봤을 때 LPG통에 연결된 호스들이 지하로 내려져 있었고, 가스는 전날 작업이 끝난 이후부터 누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 사용량에 대한 기록은 따로 없고, 가스통은 가스 회사를 통해 수시로 충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7시 27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원인 미상의 가스 폭발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현장 근로자 이모(50)씨 등 4명이 숨지고 안모(60)씨 등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부상자들은 15m 아래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 가운데 한모(51)씨 등 3명은 전신 2~3도의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