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면세점 로비' 롯데 신영자 소환 방침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해 롯데장학재단 신영자 이사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맏딸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2일 오전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이사장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롯데면세점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모두 6~7곳으로, 신 이사장 아들 장모씨가 운영하는 B업체와 그의 자택도 포함됐다.

검찰은 정 대표가 구속기소된 브로커 한모씨에게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 명목으로 거액을 건넨 정황을 확보한 상태다.

한씨는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점포 위치 조정 등을 돕는 대가로 점포 수익의 일부를 정 대표에게 수수료로 받기로 하는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한씨가 받은 돈의 일부가 평소 친분이 있던 신 이사장 측으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입점과 점포 위치 배정 등과 관련해 정 대표에게서 나온 자금이 한씨를 통해 신 이사장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2014년 7월 한씨 측과 거래를 끊고, 신 이사장의 장남이 운영 중인 B사와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신 이사장의 장남 쪽으로도 정 대표의 돈이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정 대표와 한씨로부터 신 이사장 측에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미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을 분석해봐야겠지만, 신 이사장 소환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롯데면세점이 네이처리퍼블릭 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로부터도 금품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검찰은 입점로비에 대해 내사를 벌이던 중 롯데 측이 관련 자료 폐기 등 대대적인 증거인멸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앞서 롯데 측은 입점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신 이사장과 한씨는 안면 정도만 있는 사이"라며 "면세점 입점 로비는 일절 없었고 신 이사장이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씨는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이 군 PX에 납품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정 대표에게서 5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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