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도형 부장판사)는 2일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게 일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공공단체 성격을 가지는 재향군인회 회장으로서 인사 청탁 대가로 큰 액수의 금품을 받았다"며 "이는 이른바 '매관매직'과 비슷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조씨는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4~6월 향군 산하 상조회 대표로 임명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모(65)씨와 박모(70)씨로부터 각각 6000만원과 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실제로 조씨가 취임한 후 이씨는 향군상조회 대표, 박씨는 향군상조회 강남지사장으로 각각 발탁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조씨의 인사 청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씨가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를 앞둔 지난해 3~4월 전국 대의원 200여명에게 투표해달라며 10억여원을 건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조씨가 선거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하려면 조씨가 선거관리위원들에게 오인이나 착각 등을 일으켜 그릇된 행위를 하게 했다고 봐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부정행위를 처벌할 법률 조항이 없다"며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는 금품 제공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재판부는 또 조씨가 지난 2014년 10월 사업가 조모(51)씨에게 '회장으로 당선되면 경영총괄 자리를 주겠다'는 각서를 써주고 자금을 마련한 혐의(배임수재)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가 실제로 사업에 도움을 주지 않았고 당시 조씨가 사업을 맡길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향군 정상화모임은 향군 비리가 불거진 후 지난 1월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어 조씨를 해임했다.
정상화모임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 살포 행위가 무죄로 인정돼 유감"이라며 "한마디로 향군 정상화를 외면한 판결이고, 절대로 승복할 수 없다"고 항소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