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고 전날 가스통들, 보관소로 옮기지 않았다"

"가스통과 연결된 호스들, 지하로 내려갔는지 진술 엇갈려"

경찰이 브리핑에서 공개한 사고현장 단면도. (사진=고무성 기자)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 전날 가스통들을 보관소로 옮기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기 남양주경찰서 수사본부 황홍락 형사과장은 2일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매일ENC 소속인 차장으로부터 사고 전날인 지난달 31일 작업을 마친 뒤 산소통들과 가스통들을 보관소로 옮기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일 작업이 끝나면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산소통과 가스통을 옮겨놔야 한다는 것이다. 연결된 호스들은 감아놔야 한다.

황 과장은 아울러 "가스통들과 연결된 호스들이 (지하 작업현장으로)내려와 있었는지와 관련한 진술이 엇갈려 확인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가스통들과 연결된 호스들이 지하에 그대로 내려져 있었다면 장시간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가스통들의 안전관리 책임자도 매일ENC 차장으로 돼 있었다. 실제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브리핑에서 공개한 대형 절단기 사진. (사진=고무성 기자)
경찰은 가스 사용량에 대한 기록은 따로 없으며 수시로 가스 회사를 통해 충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 농도 측정과 가스 밸브 개폐 여부 확인 등 현장 안전 상태를 점검한 뒤 작성하게 돼 있는 '안전작업허가서'는 작성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경찰은 '안전작업허가서'가 추후에 작성됐는지, 실제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용접 절단 작업을 할 때 규정상 상주해야 하는 감시인이 사고 당일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사고 당일 안전 교육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매일ENC소속인 현장 소장은 경찰조사에서 "다른 곳에 있는 바람에 당일 안전 교육이 이뤄졌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가스누출경보기와 환기구, 용접 작업을 하다가 불티가 튀어 화재가 나는 것을 방지하는 불티 방지막 등의 설치 여부는 이날 현장 감식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1일 오전 7시 2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 진접역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현장 감식에는 경기북부경찰청 과학수사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이 합동으로 벌인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붕괴 위험 여부 등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합동감식이 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고 있는 것이다.

수사본부는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하도급업체인 매일ENC 간 불법 하도급 여부와 건축물 설계·건축허가 관련 서류와 작업일지도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7시 27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원인 미상의 가스 폭발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근로자 이모(50)씨 등 4명이 숨지고 안모(60)씨 등 근로자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부상자들은 15m 아래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 가운데 한모(51)씨 등 3명은 전신 2~3도의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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