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진위논란 이우환 화백 그림 "가짜 맞아"

이우환 화백 ‘78083(from Point Series)' (사진=K 옥션 제공)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것으로 의심됐던 작품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현모(66) 씨 등이 위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작품 13점이 모두 위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

위조 총책임자 현씨와, 그림을 직접 위조한 A(40) 씨는 지난 2012년 1년 동안 이 화백의 작품 50여점을 위조(사서명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씨 등은 위조한 작품을 유통업자에 넘긴 대가로 2억 45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과수와 민간 감정기관 등의 분석 결과, 위작에는 작품이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캔버스와 나무틀에 덧칠을 한 흔적이 발견됐고, 표면질감과 화면구도도 진품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화백의 '점으로부터'는 70년대 작품인데, 위작에는 60년대 이전에 생산된 못과 80년대에 생산된 타커(Tacker·고정침)가 같이 사용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씨가 A씨를 고용해 위조작을 그리게 했으며, 현재 일부 그림에 대해서만 위조 행위를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범행 전 직접 미술관에 가서 진품을 보고,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을 칼라로 확대 복사해 오랫동안 위조 연습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위조 화가 A씨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위작이 유통된 경로를 더 파악할 방침이다.

앞서 현씨는 서울지방경찰청이 이 화백의 작품에 대한 위작여부를 수사하자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일본경찰에 붙잡혀 지난달 10일 국내로 송환된 뒤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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