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국 공항이 깜깜!' 항공기 이·착륙 비상

김해·김포·무안공항에서 활주로 안내등 잇달아 '장애' 발생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최근 반년 사이 전국 공항에서 4차례나 이·착륙 안내하는 항공등화 꺼져…

야간에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국내 공항에 설치된 항공등화가 잇달아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고가 최근 반년 사이 4차례나 발생했는데, 자칫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7일 오후 7시 40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로 이어지는 유도로에 설치된 항공등화 242개 중 북쪽에 있는 120개가 일제히 꺼져버렸다.

심야시간 지상에서 항공기의 길을 안내하는 가로등이 꺼진 셈이다.

이 때문에 당시 승객 172명을 태우고 유도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티웨이항공 여객기는 관제탑 지시에 따라 급히 남쪽 유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만일, 여객기가 북쪽 유도로로 진입했다가 암흑천지가 됐다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유도로 이탈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등화의 전력공급 장치인 정전류 조정기 불량으로 오작동 된 것"이라며 "40분에 걸친 작업 끝에 유도로등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한 공항 관계자는 "항공등화가 꺼진 활주로나 유도로에서 이·착륙을 시도하는 것은 마치 심야시간 가로등 하나 없는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헤드라이트도 끄고 고속 주행하는 것과 같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항공등화 고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 김해공항, 한 달 사이 똑같은 항공등화 장애 '2차례' 발생

(사진=김해국제공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3월 20일 오후 7시 45분쯤 부산 김해공항에 설치된 유도로등 70개가 갑자기 꺼지는 장애가 발생했는데, 복구하는 데만 6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 고장이 생긴 지 채 한 달도 안 된 지난달 15일 오전 6시 30분쯤에도 다른 위치의 유도로등 45개가 소등돼 하루 종일 해당 유도로의 사용이 불가능했다.

두 고장 모두 원인은 교체시기를 놓친 케이블선 노후화였다.

하루에 무려 300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김해공항에서 잇단 고장이 발생하자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포화상태인 김해공항의 활주로 운영 자체에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4일 오후 10시 35분에도 서울 김포공항에서는 승객 100여 명을 태운 아시아나 여객기가 착륙 하기 직전 활주로등과 유도로등이 꺼졌다.

이 때문에 해당 항공기가 다시 상공으로 날아올랐다가 착륙을 시도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항공등화 장애가 전국 공항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해 국토부와 항공청, 한국공항공사가 다함께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며 "특별점검은 물론 전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국내 공항의 항공등화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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