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상대한 '슈틸리케호', 20년 만의 6실점 악몽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 경기 최다실점, 17경기 만의 첫 패배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가장 강한 상대인 스페인은 한국 축구대표팀에 15년 만의 5실점 악몽을 선사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무적함대’는 강했다. ‘슈틸리케호’의 무패행진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1-6로 완패했다.

앞선 5차례 대결에서 2무 3패로 스페인을 꺾지 못한 한국은 이날 경기도 일방적인 완패로 마쳤다. 이 패배로 지난해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1-2 패배 이후 이어온 무패 행진이 16경기(13승 3무)에서 마침표가 찍혔다.


특히 전반 중반의 8분 사이 3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초반에도 연거푸 실점하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A매치에서 6골이나 내준 것은 지난 1996년 이란과 아시안컵 8강 2-6 패배 이후 처음이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의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5년 20차례 A매치에서 4골을 내줘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은 경기당 0.2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만 더 많은 실점을 하는 아쉬운 경기력에 그쳤다.

한국과 평가전을 앞두고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나설 최종명단을 발표한 스페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6위의 세계적인 강호답게 세계랭킹 54위의 한국을 초반부터 몰아세웠다.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스페인과 대등한 싸움에 나선 한국이지만 전반 30분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강력한 프리킥 선제골 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2골을 추가로 헌납했다.

골대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노린 실바의 슈팅으로 0의 균형을 깬 스페인은 불과 2분 뒤 동료의 패스를 온전히 잡지 못하고 놓쳐버린 한국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실수를 틈타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가 두 번째 골을 뽑았다. 전반 38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놀리토(셀타 비고)가 가벼운 개인기로 수비수 김기희(상하이 선화)를 제친 뒤 김진현의 다리 사이로 공을 차 넣는 슈팅으로 점수차를 3-0까지 벌렸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5분 티아고 알칸타라(바이에른 뮌헨)가 코너킥한 공을 알바로 모라타(유벤투스)가 가뿐한 헤딩슛으로 밀어 넣었고, 4분 뒤에는 놀리토가 멀티골에 성공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이재성(전북)과 주세종(서울)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후반 38분 이재성의 패스를 주세종이 강력한 슈팅으로 만회골을 뽑은 것이 한국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기 종료 직전 모라타에 이 경기 여섯번째 실점까지 내주며 빛이 바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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