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월 19일, 은성PSD 기술팀장이었던 심모(당시 37세) 씨는 회사의 출동 지시를 받고 2호선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인 1조로 움직여야한다는 업무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혼자 스크린도어 뒤에서 작업을 하던 심 씨는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진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심 씨의 친동생 심전철(39·자영업) 씨는 "친형과 같이 조를 이뤘던 직원이 사고 당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구의역 사고에서 역시 은성PSD 측은 스크린도어 안쪽을 수리할 때 2명이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업무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심 씨는 "지하철 스크린도어 안전을 확인하고 수리하는 업체에 정작 기술자들은 별로 없었다"면서 "사고 당시 친형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던 직원도 기존 서울메트로에서 역무원으로 일하고 정년 직전 은성PSD로 넘어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일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다보니, 사고 당일에도 김군과 마찬가지로 계약직 기술자 혼자 일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
심 씨는 사고 이후에도 은성PSD가 오히려 서울메트로 눈치만 보는 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후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서울메트로 측 손을 들어줬다.
심 씨는 "지금도 서울메트로 측에서 소송비를 보전해달라는 공문을 계속 보내오는데, 소송에서 이겼다고 해도 유가족들한테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이번 구의역 참사도 안전관리를 용역업체에 떠넘긴 서울메트로와, 10대 수리공을 홀로 현장에 투입한 용역업체의 구조적 결함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8일 발생한 구의역 사고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심 씨는 "걱정되면서도 다시 상기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 뉴스를 자세히 보지 않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씨는 "비록 소송은 끝났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련자들을 확실히 처벌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심 씨와 같은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구의역 사고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