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가습기살균제 관련 업체에 1천억 넘게 투자

연금공단 "해당 업체에 개선방안 요청…대응방안 마련할 것"

국민연금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와 관련한 기업들에 1천억원 이상의 거액을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민연금 측은 해당 업체에 개선방안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결과를 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 시민단체는 1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옥시레킷벤키저에 861억원, 홈플러스의 영국 본사인 테스코에 337억원 등을 투자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등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기업의 책임을 묻고자 불매운동을 벌이는데도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은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의 보험금으로 이뤄진 국민연금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 가해 기업의 악행에 아무런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은 기업의 악행에 동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세 단체는 "투자자로서 해당 기업 경영진에 진상 규명에 협조할 것과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에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라"며 "가해 기업이 이를 거부하거나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 투자 철회나 지분조정 등의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의 지적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에 따른 정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미 해당 회사들에 안전성 검증 및 절차, 유사 사건 재발을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향후 사실관계를 확인해 책임투자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법은 102조에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하여 투자 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적시하며 기금 운용시 '사회 책임투자'를 고려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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