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 현장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전모(46)씨는 끔찍했던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했다.
전씨는 이날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 철근조립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평소와 똑같이 출근해서 안전교육도 했고, 작업 시작 전에 커피도 한잔 마셨다.
그러나 순식간에 평화로웠던 작업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폭발이 일어난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던 전씨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에 날라갔고, 얼마 후 정신을 차렸다.
전씨가 기억하는 사고 전 현장에는 산소통과 LPG 가스통이 지상위에 있었다는 것이다.
전씨는 "관리자들이 기계를 가지고 다니며 산소농도도 측정하고, 안전교육도 매일 받았다"며 "가스냄새도 맡은 적 없는데 사고가 터진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목과 머리부위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는 전씨는 숨진 동료들의 소식을 듣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씨는 "친한사람도 있었는데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이 그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27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원인 미상의 가스 폭발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근로자 이모씨 등 4명이 숨지고 안모(60)씨 등 근로자 8명이 부상을 당했다.
부상자들은 15m 아래에 고립됐다가 구조됐으며 이 가운데 한모(51)씨 등 3명은 전신 2~3도의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