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조형물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김모(20)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익근무요원인 김 씨와 홍익대 학생인 다른 2명은 각각 1일 오전 2시 20분쯤과 지난달 31일 오후 10시쯤 조형물을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익대 정문에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상징하는 하얀색 손가락 모양의 대형 조형물이 등장한 건 지난달 30일.
조형물 사진은 SNS를 통해 널리 퍼지자 작가가 일베를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조형물에는 철거를 요구하는 쪽지가 붙었고 사람들이 던진 계란 찌꺼기가 묻기도 했다.
이 조형물은 이 대학 조소과 4학년 홍기하 씨가 조각전에 출품하려고 제작한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다'라는 이름의 작품이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홍 씨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작품에는 일베를 옹호하느냐 여부의 이분법적인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며 "사회에 만연하지만 실체가 없는 일베를 실제로 보여줌으로써 이에 대한 논란과 논쟁을 벌이는 것이 작품 의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다만, 조형물을 훼손한 것과 관련해서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일베보다 더 무서운 게 이런 짓 하는 놈들"이라면서 비판하는 등 역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