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정비에 나설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김 군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홀로 선로에 뛰어들 수밖에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 입사 7개월 김 군, 홀로 뛰어들 수밖에 없던 이유는?
관련 자격증이 전혀 없는 나머지 84명은 상당수가 서울메트로 퇴직 후 은성 PSD로 자리를 옮긴 임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지하철 운행시간에 스크린도어를 점검하거나 수리할 때는 반드시 2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는 규정은 이같은 구조 속에서 지켜질 수 없었던 것.
결국 입사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 군은 지난 28일 오후 5시쯤 혼자 지하철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로 내몰리게 됐다.
김 군의 어머니는 "회사에서는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놓고 우리 아들의 과실로 만들고 있다"며 "아들은 잘못이 없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오열했다.
이어 "아이는 끼니를 굶어가며 안전장치 하나 없는 현장에서 일해왔다"며 "이 사회는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지내면 개죽음당하는 곳"이라고 성토했다.
◇ 김 군 월급 144만원…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황준식 은성PSD 노조위원장은 "메트로에서 나온 직원들은 여기 와서 몇 년씩 정년이 연장됐다"며 "인건비의 대부분은 그중 내년에 퇴직 예정인 1955년생에게 들어갔다"고 밝혔다.
은성PSD 노조는 서울메트로 출신들은 평균 350~400만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후생복지비까지 감안하면 이들은 김군 등 비(非)서울메트로 출신보다 최소 2~3배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정규직 근무한 김 군의 월급은 고작 144만원 정도였다. 나머지 정규직 정비공들의 월급 역시 200만원 선에 불과했다.
은성PSD 본연의 업무인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업무는 비서울메트로출신 정비공들이 담당하고 있음에도 임금은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훨씬 많이 챙겨가는 셈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정훈 의원은 "같은 현장에서 일해도 원청 직원이 100만원 받으면 자회사는 70만원, 하청은 50만원도 못 받는 게 현실"이라며 "정비 인력은 실질적으로 국민 안전과 연관된 부분인데 서울메트로에서 면밀한 분석 없이 분사 외주를 설계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